뇌세포 지키고 뇌혈관 염증 줄이는 '항산화 과일'
특히 최근에는 식단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은 뇌세포의 노화를 막고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대표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별한 영양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과일 몇 가지를 꾸준히 챙기는 것만으로도 기억력 개선에 도움이 된다.

◇ 블루베리
블루베리는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항산화 과일이다. 진한 보랏빛을 띠는 블루베리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플라보노이드계 색소가 풍부하다. 이 성분이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해 뇌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한다. 안토시아닌은 신경세포 간의 신호 전달을 원활하게 하고 해마 영역의 기능을 활성화해 기억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실제로 인지 기능 저하가 있는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정 기간 블루베리를 섭취한 집단은 어휘력, 자기 통제력, 기억력 등 주요 인지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블루베리는 심혈관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블루베리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혈관성 치매 위험 요인을 낮추는 데 기여한다. 폴리페놀이 혈관 내 염증을 줄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심장 건강은 뇌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블루베리는 뇌와 심장을 함께 보호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가진 과일이라 할 수 있다.
섭취 시에는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 안토시아닌은 과육보다 껍질에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세척할 때 과도하게 문지르거나 장시간 물에 담그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약 40~80g 종이컵 기준 한 컵 정도를 꾸준히 섭취하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 포도
포도 또한 풍부한 항산화 성분을 가진 과일이다. 특히 보라색과 검은색 포도에 많이 들어 있는 케르세틴과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포도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성분은 알츠하이머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신경독성 단백질의 축적을 줄이고 뇌세포 간의 신호 전달을 안정시키는 데 작용한다. 더불어 뇌세포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신경 전달 물질의 균형을 맞춰 기억력 유지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포도는 장 건강을 개선함으로써 뇌 염증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에서 시작된 염증 반응이 뇌로 확산되며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뇌 건강을 간접적으로 지킬 수 있다.
포도는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지나치게 달지 않은 품종을 하루 10~15알 정도 섭취하는 것이 적절하다. 단, 당 함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므로 당뇨병이 있는 경우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 사과
사과는 다양한 건강 효능으로 잘 알려진 과일이다. 특히 뇌 건강과 기억력 개선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사과에는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항산화 물질인 퀘르세틴과 플라바놀이 풍부하다. 이 두 성분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억제해 신경계 보호에 도움을 준다. 특히 플라바놀은 기억력 감퇴 속도를 늦추고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사과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킨다. 이는 장-뇌 축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뇌 염증을 줄이고 기분 안정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 환경이 뇌 건강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장 건강 또한 주목받고 있다.
껍질에 항산화 성분이 특히 많기 때문에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단, 농약 잔류를 줄이기 위해 흐르는 물에 잘 씻거나 식초 물에 담갔다가 먹는 것이 좋다. 하루 한 개의 사과 섭취는 기억력 유지뿐 아니라 체중 관리 등 전반적인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대표적인 건강 과일이다. 심장뿐 아니라 뇌 건강을 지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특히 뇌세포는 대부분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질 좋은 지방의 섭취가 뇌 기능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아보카도에는 오메가-9 지방산의 일종인 올레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올레산은 뇌세포 막의 유연성을 높이고 뇌 내 혈류 개선을 도와 산소와 영양소 공급을 원활히 하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인지 기능 유지와 집중력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아보카도는 비타민 E, 비타민 K, 루테인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뇌세포를 활성산소로부터 보호하는 데도 유익하다. 특히 루테인은 노화에 따른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보카도는 과일 중 루테인 함량이 높은 편에 속한다.
단, 아보카도는 칼로리와 지방 함량이 높기 때문에 하루 반 개 정도만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 샐러드에 곁들이거나 들기름, 올리브유와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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