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은 일시적, 생리적 피로이나 만성피로증후군은 6개월 이상 지속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에 영향 줄 경우 진료 받아야

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피로감을 호소한다. 특히 점심 식사 후 나른함, 졸음, 집중력 저하 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반적으로 ‘춘곤증’이라고 알려진 증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피로감이 단순한 계절성 변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만성피로증후군과 같은 의학적 원인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두 증상은 겉보기에 유사해 보이지만, 발생 원인과 대처 방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춘곤증은 일종의 생리적 반응으로, 계절이 바뀌면서 우리 몸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피로다. 특히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체온조절 기능이나 신경계, 호르몬 변화에 따라 일시적인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춘곤증은 겨울 동안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줄었던 몸이 다시 활력을 회복하는 시기에 나타나며,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가벼운 운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춘곤증은 일시적인 계절 변화로 인한 피로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장기적인 피로와 다양한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춘곤증은 일시적인 계절 변화로 인한 피로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장기적인 피로와 다양한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반면, 만성피로는 단순한 계절성 피로와는 다르다. 만성피로증후군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극심한 피로감을 특징으로 하며, 수면을 충분히 취해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고,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관절통, 두통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이러한 증상은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단순한 ‘피곤함’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계 이상, 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호르몬 불균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춘곤증과 만성피로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지속 기간과 증상의 강도, 그리고 회복 여부이다. 춘곤증은 대체로 수 주 내에 호전되며 특정 계절에만 나타나지만, 만성피로는 계절에 상관없이 장기간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또한, 만성피로증후군은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기타 내과적 질환과도 관련돼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만성피로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간기능 검사, 수면 상태 평가 등 여러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로의 원인이 특정 질환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될 수 있다. 치료는 원인을 제거하기보다는 증상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적절한 운동이 가장 기본적인 관리 방법이며, 필요 시 항우울제나 인지행동치료 등의 보조적인 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염근상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염근상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염근상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봄철 피로가 단순한 춘곤증인지, 혹은 질환에 의한 만성피로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피로가 수 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의료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