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 언어장애, 성격 변화'...일상생활 무너지는 치매
치매의 원인 '알츠하이머', 또 다른 유형은?
치매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닌 여러 뇌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기억력 감퇴, 언어장애, 성격 변화, 신체 기능 저하 등 뇌 기능 전반에 문제가 생기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에서는 누구나 치매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이해와 대비가 필요하다.

◇ 치매, 이렇게 나타난다
치매는 단순한 ‘건망증’이 아니다. 기억력 저하 외에도 언어 능력, 판단력, 시공간 인식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이 함께 떨어지며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최근 일이나 약속을 잊어버리는 정도의 가벼운 기억력 감퇴로 시작한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 언어 표현이 어려워지고 물건 이름이 기억나지 않거나 길을 헤매는 일이 반복된다. 이처럼 인지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면 식사, 옷 입기, 금전 관리 등도 점점 힘들어진다.
문제는 인지 기능 저하뿐 아니라 행동과 감정에도 변화가 동반된다는 점이다. 평소와 달리 성격이 급변하거나 우울, 불안, 망상, 환각, 공격적인 행동 등이 나타나 보호자에게 큰 부담을 주기도 한다. 진행된 치매의 경우 걷기 어려워지거나 대소변 실금, 음식 삼키기 어려움, 반복적인 낙상 등 신체 기능 저하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알츠하이머와 치매, 다르다...다양한 치매 유형의 차이점
많은 사람들이 치매와 알츠하이머를 혼동하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 치매는 ‘증후군’에 해당하며, 다양한 뇌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기억력, 사고력, 판단력 등 인지 기능의 전반적인 저하 상태를 말한다. 반면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다. 즉, 치매는 결과이고 알츠하이머는 원인이다.
알츠하이머는 전체 치매 환자의 약 50~60%를 차지한다. 이 병은 뇌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이면서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는 퇴행성 뇌 질환으로 기억력 감퇴에서 시작해 점차 언어 기능과 판단력까지 약화된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이나 뇌혈관 손상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마비나 말하기 어려움, 보행 장애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비교적 초기부터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은 뇌 손상의 정도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이 외에도 ‘루이체 치매’는 생생하게 헛것이 보이는 현상, 인지 기능의 기복, 파킨슨병과 유사한 움직임 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전측두엽 치매’는 성격 변화나 충동적인 행동, 언어 장애가 초기부터 두드러진다. 특히 기억력 저하보다 ‘성격이 달라졌다’는 주변 반응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치매는 원인 질환에 따라 증상, 진행 속도, 치료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해 정확한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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