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희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와 최무림 서울의대 의과학과 교수팀은 듀센근이영양증(DMD)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EZH2 유전자의 과활성화가 근육 재생을 저해하고 근육 조직 손상을 일으킨다는 점에 주목해, EZH2를 억제함으로써 근육 기능을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기존의 스테로이드 치료와 병용하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듀센근이영양증은 DMD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근육이 점차 약화되고 섬유화가 진행되는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주로 남아에서 발병한다. 현재 스테로이드 치료가 대표적이지만, 장기 사용 시 부작용이 있어 치료적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EZH2 유전자의 과활성화가 근육 섬유화와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근육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DMD 동물모델에서 스테로이드와 EZH2 억제제의 근육 재생, 섬유화 및 염증 반응에 대한 효과 비교: (A) 건강한 근육➡ 정상적인 근육 구조 유지, 염증과 섬유화 없음. (B) 듀센근이영양증 근육➡ 근육 손상, 염증과 섬유화 증가. (C) 듀센근이영양증 + 스테로이드➡ 염증은 감소하지만 섬유화 지속. (D) 듀센근이영양증 + EZH2 억제제➡ 염증과 섬유화 동시 감소, 근육 재생 촉진 (서울대병원 제공)
DMD 동물모델에서 스테로이드와 EZH2 억제제의 근육 재생, 섬유화 및 염증 반응에 대한 효과 비교: (A) 건강한 근육➡ 정상적인 근육 구조 유지, 염증과 섬유화 없음. (B) 듀센근이영양증 근육➡ 근육 손상, 염증과 섬유화 증가. (C) 듀센근이영양증 + 스테로이드➡ 염증은 감소하지만 섬유화 지속. (D) 듀센근이영양증 + EZH2 억제제➡ 염증과 섬유화 동시 감소, 근육 재생 촉진 (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은 듀센근이영양증 환자와 동물 모델의 근육 조직을 분석한 결과, EZH2 유전자가 과활성화돼 근육 섬유화와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EZH2 억제제(GSK126, tazemetostat)를 사용한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근육 섬유화가 감소하고 근섬유 크기가 증가하는 등 근육 기능이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EZH2 억제제를 스테로이드와 병용한 경우 근력 향상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 연구는 EZH2 억제제가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근육 재생을 촉진하고 근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한 중요한 연구로, 듀센근이영양증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EZH2 억제제를 통한 치료 전략이 DMD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

(왼쪽부터) 채종희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 최무림 서울의대 의과학과 교수, 전은영 학생 (서울대병원 제공)
(왼쪽부터) 채종희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 최무림 서울의대 의과학과 교수, 전은영 학생 (서울대병원 제공)
채종희 교수는 “듀센근이영양증 치료법이 아직 임상에서 상용화된 치료법이 많지 않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스테로이드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고,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해 환자 치료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무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듀센근이영양증 발병 기전을 이해하고, 환자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유전자 타겟을 찾기 위해 진행된 연구”라며, “이 연구 결과는 특허 출원되었으며, 추가 연구를 통해 EZH2 억제제의 임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 13.6)’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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