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나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신생아와 영아기에는 식품 알레르기와 아토피 피부염이 흔하고, 이후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이어지는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의 형태를 보인다”며 “최근에는 환경오염과 식습관 변화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질환은 주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특히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꽃가루나 황사, 미세먼지 등의 외부 자극에 의해 증상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영유아기에는 음식에 의해 유발되는 식품 알레르기가 주된 문제로, 피부 발진이나 두드러기, 심한 경우 호흡곤란까지 유발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도 흔하게 나타나는데, 가려움증과 피부 건조증을 동반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천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천식은 주로 만성 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림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이는 감기와 혼동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되면 알레르기 비염이 주로 나타나고 반복적인 재채기, 콧물, 코막힘, 눈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소아 알레르기 예방과 관리, 부모가 알아야 할 팁
소아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환경을 적절히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반려동물 털 등 알레르겐(Allergen)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관리법이다.
깨끗한 실내 환경을 위해 실내에서는 먼지를 최소화하고, 카펫이나 천 소재의 소품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공기청정기를 활용하고, 침구류를 자주 세탁해 집먼지진드기의 번식을 억제하는 것이 좋다. 식단 조절도 중요하다. 식품 알레르기가 의심된다면 원인 식품을 파악하고, 전문의 상담을 통해 대체 가능한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꽃가루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 씻기와 세안, 옷 갈아입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도 필요하다. 혈액검사나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정확한 알레르기 원인을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 스테로이드(Steroid) 치료, 면역치료 등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면역치료가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효과적인 관리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레르기 면역요법은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소량씩 투여해 면역 체계를 서서히 적응시키는 방법으로,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에서 그 효과가 입증됐고, 아토피 피부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박유미 교수는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증상이 만성화되거나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알레르기 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평소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며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부모의 세심한 주의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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