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양약품은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24일 다이소에서 저가 건기식 판매를 시작한 지 불과 닷새 만의 결정이다.
회사는 철수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국을 통한 기존 건기식 판매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약사들의 반발을 고려하고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소에 입점한 건기식은 약 35종으로, 성분과 함량을 조절해 3000원·5000원에 출시됐다. 저가 건기식은 출시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만 약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보다 5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는 건기식이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부 약사들은 다이소에 제품을 공급한 제약사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3000원대의 초저가 영양제 판매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철수 결정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일양약품의 갑작스러운 철수 결정으로 인해 현재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 중인 대웅제약과, 출시를 앞둔 종근당건강도 판매 중단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웅제약은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인 ‘닥터베어’를 통해 종합비타민, 밀크씨슬, 루테인 등 26종의 영양제를 다이소에 공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한 달분 기준 3000~5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종근당건강 역시 오는 3~4월 ‘락토핏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 등 건기식 2종을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출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선 다이소를 통한 저가 건강기능식품 판매는 기존 약국 유통망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였지만, 제약사들의 잇따른 철수 움직임으로 인해 조기에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건기식 판매가 소비자들에게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제약사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 하락과 약사들의 반발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당분간 다이소를 통한 건기식 판매 전략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