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골신경 눌려 통증 일으키는 이상근 증후군, 쉬어도 통증 지속
2025 대한말초신경학회 학술대회 ‘통증 원인 허리가 아닌 엉덩이’ 최우수상 수상, 한국말초신경학회 공식 학술지 ‘The Nerve’ 게재

좌골신경통은 허리에서 시작해 다리로 뻗치듯 아픈 증상이 특징으로, 허리디스크를 먼저 의심하기 쉽다. 하지만 손병철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이 좌골신경통의 또 다른 원인으로 ‘이상근 증후군(Piriformis Syndrome)’도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를 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좌골신경통은 좌골신경과 관련된 부위인 엉덩이, 종아리, 발 등에 나타나는 통증이다. 이상근 증후군은 좌골신경이 이상근에 의해 눌리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인 허리디스크와 달리 허리보다는 엉덩이와 둔부(엉덩이 아래쪽)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이상근 증후군만의 증상을 찾기 위해 많은 연구가 선행됐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감별이 어렵다.

손병철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손병철 서울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손 교수팀은 이상근 증후군 환자의 좌골신경통 증상을 분석해 환자의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되고자 연구를 계획했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이상근 증후군으로 진단돼 좌골신경 감압술을 받은 환자를 1년 이상의 추적 관찰하고, 증상이 50% 이상 개선된 것으로 확인된 32명을 선별해 수술 전 좌골신경통 증상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환자의 수술 전 통증기간은 평균 5.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자 32명 중 12명(37.5%)의 환자들은 허리통증도 함께 경험했다. 좌골신경 감압술 전에 17명(53.1%)이 척추 수술을 받았고, 그 중 2명의 환자는 척수 자극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증상은 앉을 때의 통증으로, 26명(81.3%)의 환자에게 나타났다. 그 중 18명(62.5%)는 밤에 누워 있을 때도 통증을 호소해, 누우면 통증이 덜 하는 허리디스크와 확연히 다른 증상이었다.

손병철 교수는 “신경외과 의사로 20년 넘게 환자분들을 진료하면서, 허리 수술이 잘 됐는데도 평생 통증에 시달리는 분들의 원인을 찾고 싶은 마음에 연구하게 됐다”며 “허리 MRI 검사에서 명확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이상근 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 정확한 감별진단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신경 차단술이나 감압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상근 힘줄 설명 그림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상근 힘줄 설명 그림 (서울성모병원 제공)
이어 손 교수는 “노령 인구의 증가에 따라 퇴행성 척추 수술을 받은 환자도 늘어나고 있으며,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수술 후 실패 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 FBSS)’을 경험하는 환자들도 일부 발생하고 있다”며, “그 중 일부는 이상근 증후군이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휴식 시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허리 디스크 뿐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 정밀한 진단 후 치료를 계획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 논문은 지난 1월 19일 열린 2025 대한말초신경학회 16회 정기학술대회최우수상 수상과, 한국말초신경학회 공식 학술지 The Nerv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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