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특히 사우디는 미용 분야 제품 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국가로 알려져 있어, 이번 출시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대웅제약은 이미 미국과 유럽, 캐나다 등 주요 국가에서도 나보타의 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 경험을 축적해 왔다.
휴젤 역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품 '보툴렉스'의 품목허가를 최근 획득했다. 휴젤은 오는 4월 중 UAE 시장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유통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전문 파트너인 메디카 그룹이 담당한다.
메디톡스도 UAE 보건당국으로부터 히알루론산(HA) 필러인 '뉴라미스' 제품군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메디톡스는 현지 파트너사인 비엔디 바이오와 협력해 제품 인지도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미약품 또한 중동 진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사우디 현지 업체인 타북과 손잡고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을 대상으로 전문의약품을 수출하는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항암 바이오신약과 비뇨기 관련 제품 등이 우선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동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배경에는 해당 지역의 높은 의료 수요와 빠른 성장률이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중동 및 아프리카의 제약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08억 달러(한화 약 45조원)에 달했고,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6.1%씩 성장하며 약 424억 달러(약 6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용과 에스테틱 분야에서 시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에게는 매력적인 기회로 꼽힌다. 글로벌 조사기관 어스튜트 애널리티카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용 및 성형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79억 달러(약 11조원)에서 2032년에는 188억 달러(약 27조원) 수준으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UAE 의약품청과 의료제품 분야에서 규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중동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이란, 사우디에 이어 세 번째로 체결된 이번 양해각서에는 의료제품 관련 법령 및 규제 정보 교환, 상호 방문 및 정례 회의 개최 등이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은 중동은 의료 및 미용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와 기대치가 큰 시장"이라며 "앞으로 국내 기업의 중동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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