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류성 식도염은 위 속의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발생한다.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식도열공 등 구조적 문제가 생기면 위액과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가슴 통증, 쓰림, 두근거림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은 위액이 인두부까지 역류해 만성 기침, 목의 이물감, 쉰 목소리 등의 호흡기 증상도 경험한다.
김경한 센텀종합병원 소화기내과 내시경센터장은 “역류성 식도염은 증상이 매우 다양해 심장질환이나 호흡기질환으로 오인될 수 있다”면서 “가슴 통증이 심하면 심장질환으로, 기침은 호흡기 질환으로 착각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에서 다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발 잦은 만성질환으로 완치 어려워... 지속적 관리 필요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이 잦은 만성 질환이다. 김 센터장은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증상이 완화되지만, 약물을 끊고 나면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완치된 역류성 식도염 환자 중 6개월 후 증상이 재발한 비율은 75%에서 90%에 달했다. 따라서 이 질환은 완치가 아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태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에서 약물 사용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약물은 위산 분비를 억제하고, 위식도 역류를 줄여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주요 약제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는 장기 복용 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최소 용량으로 감량하며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김 센터장은 “최근 연구에 따르면 양성자 펌프 억제제의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최소 용량을 사용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질환을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식도 점막이 손상되어 식도궤양, 식도협착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는 식도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만성 후두염, 천식 악화 등 호흡기 질환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불규칙한 식사, 과식, 야식, 식사 후 바로 누워 있는 습관, 자극적인 음식 과다 섭취, 흡연, 과음 등은 모두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과식이나 야식을 피하며,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염의 정도와 범위, 그리고 동반된 합병증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김경한 센터장은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리로 역류성 식도염을 완치하기는 어렵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며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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