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업계에 따르면 암젠이 개발한 프롤리아는 2023년 기준 글로벌 매출이 약 8조 원에 달하며, 동일한 주성분을 활용해 암 환자의 뼈 전이 합병증 예방 치료제로도 사용되는 ‘엑스지바’로 허가받은 바 있다. 또한, 제넨테크와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졸레어는 같은 해 5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미 물질 특허가 만료된 데 이어 제형 특허도 올해 종료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은 특허 만료를 앞둔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오보덴스’의 미국 및 유럽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 역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와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 ‘오센벨트’에 대해 지난해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품목 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도 계열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를 통해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PBP1601’의 생산 공정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진입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앞서 나가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옴리클로’는 지난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로부터 품목 허가를 획득해 유럽에서 처음으로 승인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가 됐다. 이후 영국과 캐나다에서도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는 미국과 일본 시장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머크가 개발한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28년 특허 만료가 예정된 키트루다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 다양한 암 치료에 사용되며, 2023년 기준 약 36조 원(25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27’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14개국에서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셀트리온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의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고, EMA에도 임상 계획을 신청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약가 인하 정책을 추진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들의 특허 방어 전략을 극복하는 것이 바이오시밀러 시장 확대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머크는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개발을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알테오젠이 보유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ALT-B4’를 활용해 키트루다 SC를 개발 중이다. ALT-B4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약물이 피하조직을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SC 제형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허가 만료되는 주요 의약품을 둘러싼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향후 제약·바이오 산업의 판도를 크게 바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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