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숨 채취(ETRI 제공)](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21111261403254d8d7a7031b21118524687.jpg&nmt=48)
11일 업계에 따르면 ETRI 연구팀은 폐 속 암세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감지하는 센서와 AI 딥러닝 알고리즘을 결합해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검진자는 날숨을 비닐에 담아 탄소튜브 막대기에 연결하면, 호흡 중 배출되는 다양한 가스 성분이 막대기에 흡착된다. 이후 이를 폐암 조기진단 시스템에 넣으면 20종의 멀티모달 센서가 호기 가스 성분과 VOCs 양에 따라 전기 신호를 분석해 폐암 여부를 판별한다.
이 기술은 전상훈 흉부외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폐암 환자 107명과 정상인 74명의 임상 시료 날숨을 채취해 AI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학습시킨 결과, 95%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2019년 개발된 '전자코'의 75% 정확도를 20%p 향상시킨 수치다.
기존 병원 진단 장비보다 제작 비용이 저렴하며, 진단 속도도 20분 이내로 빠른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추가로 1,000명 이상의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며, 비만 환자의 날숨 속 단내(아세톤)를 실시간 측정하는 '웨어러블 전자코 시스템' 연구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대식 ETRI 박사는 "20년이 넘는 전자코 연구의 결실을 보았다"며 "의료기기 업체에 기술 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가 체온으로 감정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모니터링하는 모델도 개발됐다.
KAIST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팀은 중앙대 박은지 교수팀, 미국 애크런대학교 제임스 디펜도프 교수팀과 공동으로 근로자의 감정적 작업 부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상담원, 은행원 등 감정 노동자들은 고객 응대 시 실제 감정과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 부하가 누적될 수 있다. 이는 번아웃(탈진)과 우울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지만, 기존 AI 감정 탐지 기술은 주로 표정이나 목소리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억제해야 하는 감정 노동자의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콜센터 상담사 31명의 음성, 행동, 생체 신호 데이터를 수집하고, 피부 전도도(EDA), 뇌파(EEG), 심전도(ECG), 체온 등 228개의 특징을 추출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그 결과 감정적 작업 부하가 높은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87%의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었다.
특히 목소리를 분석에 포함하면 모델의 성능이 오히려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감정 노동자의 특성 때문으로, 연구진은 피부 전도도와 체온이 작업 부하 측정에 더 효과적인 요소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감정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앱에 적용해 실증할 계획이다. 이의진 KAIST 교수는 "설문이나 인터뷰 같은 주관적인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도 감정적 작업 부하를 실시간 평가할 수 있다"며 "감정 노동자의 직무 환경 개선과 정신건강 보호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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