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 돼지신장 이식수술 중인 의료진(AP 연합 제공)
유전자변형 돼지신장 이식수술 중인 의료진(AP 연합 제공)
2024년은 의학 분야에서 흥미로운 발견들로 가득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인공지능(AI)과 계산 도구의 급속한 발전으로, 의료 분야에서는 획기적인 성과들이 이어졌다. 과학자들은 성장 가능한 심장 판막 이식 기술을 개발했으며, 알츠하이머병을 90%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혈액 검사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여성들이 자가면역 질환에 더 취약한 이유에 대한 이해도 크게 진전됐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선정한 2024년 주목할 만한 의학적 진보 7가지를 짚어봤다.

1.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경구 피임약

미국에서는 2024년,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경구 피임약이 최초로 출시됐다.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2023년에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 피임약 ‘오필(Opill)’을 승인했으며, 나이나 보험 여부, 의사 상담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오필은 에스트로겐을 포함하지 않고 프로게스틴이라는 합성 호르몬만을 함유한 약물로, 일반적인 경구 피임약보다 부작용이 적다. 특히, 고혈압 환자, 혈전증 병력이 있는 사람, 모유 수유 중인 사람들에게도 안전한 선택지로 평가받고 있다.

2. 성장 가능한 심장 판막 이식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성장 가능한 심장 판막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선천적으로 심장 판막에 문제가 있던 신생아에게 이식된 이 판막은 성장과 함께 크기가 커지고 자가 복구가 가능하다. 기존의 기계나 동물 조직을 활용한 판막은 성장이나 자기 복구가 불가능했으나, 이번 수술은 어린이 기증자로부터 얻은 생체 판막을 사용해 획기적인 성과를 보였다.

3. 돼지 장기를 인간에 이식

유전자 변형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하는 여러 성공 사례가 지난해 보고됐다. 특히, 신장은 이식 수요가 가장 높은 장기 중 하나로, 이번 연구는 말기 신장 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열어준 계기가 됐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유전자 편집을 통해 적합성을 높인 돼지의 신장과 간을 이식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비록 이식 후 환자의 생존 기간은 길지 않았지만, 이는 장기 이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4. 알츠하이머병을 판별하는 혈액 검사

스웨덴 과학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을 약 90%의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는 혈액 검사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PET 스캔이나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했으나, 새롭게 개발된 ‘PrecivityAD2’ 검사는 주요 바이오마커의 혈중 비율을 측정해 훨씬 간편하게 진단을 가능하게 한다.

5. 코로나-독감 혼합 백신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혼합 백신이 지난해 임상 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모더나의 mRNA 혼합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더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며, 조기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

6. 여성이 자가면역 질환에 더 취약한 이유

자가면역 질환은 여성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는데, 그 이유가 지난해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밝혀졌다. 여성의 두 개의 X염색체 중 하나를 비활성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특정 단백질의 역할이 질환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다.

7. 식품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약물
FDA는 2024년, 1세 이상 환자의 식품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약물 ‘졸레어(Xolair)’의 사용을 승인했다. 졸레어는 알레르기 천식 및 만성 두드러기 치료에 사용되던 약물로, 연구에 따르면 약 4개월 후 알레르기 반응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