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누적되고 감정 해소 안 돼"...신체화 증상까지 이어져
상호 존중과 배려가 핵심, 격려와 응원 권고
이를 단순히 웃고만 넘길 수 없는 점은 이러한 잔소리로 인해 실제로 화병(火病)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화병은 감정의 억압과 스트레스가 누적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답답함과 두통 같은 신체 증상뿐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중년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10~30대에서도 발병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만성적인 가슴 답답함·분노 부르는 '화병'
"결혼은 언제 하니?", "취업 준비는 잘 되고 있니?” 등은 말하는 사람은 관심이라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심리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이런 질문은 개인의 민감한 사생활을 건드리며 당사자의 자존감에 상처를 줄 수 있다. 듣기 불편하고 대답하기 곤란한 말들이 반복되면 심리적 긴장이 누적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증가하면서 신체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친다.
화병은 만성적인 신체 증상과 분노를 유발한다.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기혈(氣血)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가슴 답답함, 두통,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잔소리를 들을 때 즉각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만성적인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감정을 억누르는 과정에서 우울감과 불안, 만성적인 분노를 유발한다. 감정이 해소되지 않으면 무기력이나 불면증 같은 심리적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러한 영향은 장기적으로는 고혈압, 심혈관질환, 뇌졸중과 같은 신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단순한 스트레스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명절 잔소리는 일시적이라고 생각되기 쉽지만 잦은 스트레스 노출은 건강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
◇ 상호 존중과 배려...잔소리보다 응원의 한 마디로 건강하게
화병은 단순한 감정적 문제를 넘어 신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명절을 보다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상호 간의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삶과 선택을 존중하는 태도다. 민감한 주제는 서로를 배려해 피하고 격려와 응원의 말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당사자도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적절히 표현하며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긍정적인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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