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 방한 기능을 갖춘 롱부츠가 인기를 끌고는 한다. 그러나 디자인만 고려하고 부츠를 착용할 경우 자칫 족부 질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날렵한 모양을 한 롱부츠는 대부분 바닥 부분이 딱딱하고 좁은 폭으로 제작된 경우가 많다. 좁은 폭과 높은 굽은 발의 통증을 야기하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무지외반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이랑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으로, 안 쪽의 돌출 부위가 신발에 반복적으로 마찰되면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한준우 연세사랑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한준우 연세사랑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무지외반증은 하이힐이나 구두를 많이 신는 사람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5만46654명에 달한다.

무지외반증 환자는 약간의 고통과 불편함만 감수하면 된다는 생각에 질환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무지외반증은 치료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진행되는 진행성 질병이다. 치료 전까지 발가락의 변형이 계속되고, 변형은 보행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심할 경우 발목인대 손상 및 관절염, 허리디스크 등 이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지외반증 환자는 먼저 평소 불편한 신발을 신었다면 발가락을 자극하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발가락에 교정 도구 등을 착용하면 발가락 사이를 벌려주고 변형이 진행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걷기가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앞서 말한 이차 질환이 발생한다면 수술로 교정하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면 뼈와 인대 등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변형된 발가락 주변에는 신경, 인대, 혈관 등이 있기 때문에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최근에는 뼈를 깎거나 피부를 광범위 절개하지 않는 4세대 PECA교정술이 주목받고 있다. 4세대 PECA 교정술은 3mm의 작은 절개를 통해 수술을 진행한다. 4세대 PECA는 3세대와 마찬가지로 최소 침습수술 중 하나다. 3세대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경피적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점이다. 경피적 방식이란 피부를 절개한 뒤 피부를 경유해 병변에 도달하는 방식이다. 1~2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3~4개 정도 만들고 구멍을 통해 병변 부위를 교정하는 것이다. 이 구멍들은 다 합해도 1cm가 안 되기 때문에 작은 절개창으로 적은 통증을 느끼며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3세대 이전의 기존 수술은 돌출된 뼈를 깎아 교정하기 때문에 5cm 내외의 광범위한 피부 절개가 필요했다. 광범위한 절개로 인해 수술 후 통증과 회복기간 등의 부담도 높았다. 기존 수술법과 비교했을 때 4세대 PECA 교정술의 수술 후 통증 점수는 6.9점에서 2.4점으로 낮아졌다. 입원 기간도 평균 2~3일에서 1일로 줄어들었다. 회복기간도 평균 8주에서 4내외로 단축됐다.

4세대 PECA는 수술 전 정밀한 여러 검사를 통해 절개 부위를 예측해 마킹 후 수술을 시작한다. 교정할 부분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위만 선택적으로 절골이 가능하다. 선택적 절골은 주로 치과에서 치아 치료를 위해 초소형 절삭기로 교정 부위만 정밀하게 절골하는 것인데 무지외반증교정술에도 가능하게 됐다.

신체의 각 부분은 다 중요하지만, 엄지발가락은 보행 시 체중의 60%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정이 필요하다면 가급적 빠른 시일내 의료진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행할 것을 권한다. 미용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이차질환을 막는 것이다. 증상이 진행되기 전, 빠른 치료로 삶의 질을 다시 높이는 것이 좋다.

(글 : 한준우 연세사랑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