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청력은 5단계로 나뉜다. 일상적인 대화에서 작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수 있는 수준을 경도 난청(25∼40dB)이고, 중도 난청(41∼55dB)은 일상 대화에서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중고도 난청(56∼70dB)은 큰 소리만 들을 수 있어 대화가 어렵고, 고도 난청(71∼90dB)과 심도 난청(91dB 이상)은 큰 소리에도 거의 듣지 못해 청력 개선을 위한 수술이 필요하다.
이일우 부산 온종합병원 보청기클리닉 과장은 “보청기를 착용하기 가장 좋은 청력 기준은 ‘중도 난청’”이라면서 “일상 대화에서 작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수 있는 정도이지만, 보청기 착용을 통해 청력을 개선함으로써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 삶의 질이 크게 개선 된다”고 조언했다.
보청기는 청력 손실로 인해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기기로, 노인성이나 소음성·돌발성 난청은 물론 메니에르병, 중이염 등으로 인한 청력감소 치료에 효과적이다. 노인성 난청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청력 감소로, 65세 이상 인구의 약 40%가 겪는다. 최근 이어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의 증가 탓에 소음성 난청도 증가 추세다. 갑자기 청력이 감소하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 원인이 명확하지 않지만 바이러스 감염,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내이에 발생해 어지럼증과 함께 청력 감소가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뇌수막염이나 중이염 등의 귀 질환으로 인해 청력이 감소할 수 있으며, 질병치료와 함께 보청기 사용이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보청기 착용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는 46만3000명이었던 난청 환자가 2019년에는 65만4000명으로 늘어나 40%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2026년에는 300만 명, 2050년에는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보청기 착용 인구는 계속해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봉희 온종합병원 보청기클리닉 과장은 “보청기는 여러 원인으로 감소한 청력을 보조해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의사소통이 원활해져 치매 예방에도 도움 된다”고 지적하고, “설 연휴 중 부모의 두드러진 청력 감소가 확인되면 보청기 사용을 적극 검토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청기 착용의 가장 큰 장점은 청력 보조. 청력이 저하되었을 때, 보청기를 착용함으로써 소리를 증폭시켜 더 잘 들을 수 있게 된다. 상대방의 말소리를 더 또렷하게 들을 수 있으므로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되고,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나 전화 통화, TV 시청 등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점이 보청기 착용이 주는 이점이다.
무엇보다 난청이 지속되면 뇌로 전달되는 소리 자극이 줄어들어 인지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보청기를 통해 꾸준히 소리 자극을 받으면 인지 능력이 유지돼 치매를 예방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보청기를 통해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자신감이 상승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전반적으로 삶의 질이 크게 나아진다.
보청기는 인체장기가 아닌, 인공 부속물이서 착용 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불편이 울림 현상. 자기 목소리가 울려서 들리거나, 주변 소리가 동굴에서 울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되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평균 사용기한 5년 정도인 보청기도 관리를 잘 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보청기는 습기에 약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습기 제거제가 들어있는 보관함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 또 먼지나 이물질이 쌓이지 않게 사용 후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내야 한다. 귀지 등의 이물질이 들어가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고장 날 수 있으므로, 부드러운 솔이나 천을 이용해 외부를 닦고, 알코올 스왑 등으로 마이크와 스피커 부분을 청소하는 게 좋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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