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뇌파전극삽입술’는 의료 로봇 시스템 ‘카이메로(Kymaro)’를 이용하여 뇌전증 병소를 정확히 탐지하고 뇌에 직접 전극을 삽입하는 첨단 기법이다. 통상 뇌전증 수술은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기 위해 두개골을 절개한 후 뇌에 전극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환자 한 명당 10∼20개 정도 전극을 삽입, 최소 5시간에서 최대 10시간 이상 걸리는 대수술이 불가피해 환자에게 부담이 컸다.
반면, 카이메로 시스템을 활용한 로봇 수술은 5∼10분이면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 과정의 정밀성과 안전성도 크게 향상돼 수술 후 통증도 훨씬 덜하고 뇌출혈 부작용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입체뇌파전극삽입술’은 고도의 전문성과 숙련이 필요해 국내에서 수도권 3개 병원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입체뇌파전극삽입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 역시 10명도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시행되는 뇌전증 수술은 연간 100건 이하에 그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이 ‘입체뇌파전극삽입술’을 성공함에 따라 항경련제로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뇌전증 환자나, 뇌종양 및 뇌혈관 기형 등 병소가 명확한 뇌전증 환자에게 정밀한 수술을 통한 치료의 길이 넓어졌다.
김해유 신경외과 교수는 “이번 ‘입체뇌파전극삽입술’ 수술 성공은 동남권 뇌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지역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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