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 ‘조급함’은 금물, ‘산모에 맞춤 회복 치료’가 중요
출산 후 회복의 적기, ‘황금의 3개월 + @’ 기억하세요.

◇한의학적 '산후풍'의 핵심, 채우고 비우는 '적당함'

산후조리는 출산 후 산모가 신체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출산 후 약 6주 정도를 산욕기라고 해서 몸을 회복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기간이다. 이때 여러 호르몬, 관절과 인대, 그리고 기혈의 변화가 연쇄적으로 나타난다. 때문에 건강한 회복을 위해서는 산모는 물론 가족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다.

황덕상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는 “출산 후에는 기운과 혈액이 부족하고 관절의 불균형, 인대 근육의 이완과 약화, 심리적인 변화 등이 생기는데, 이런 후유증상을 산후풍이라 일컫는다”며 “한의학의 관점에서 산후조리 핵심은 ‘때’에 잘 맞춰 부족한 건 채우고, 넘치는 것은 비우는 적당함을 통해 산후풍을 최소화하고 출산 전보다 건강하게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땀과 각종 통증, 우울증 등 몸과 마음의 회복이 필요해지는 출산 후 여성의 몸. 여러 산후풍 증상들을 예방할 수 있는 올바른 산후조리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클립아트코리아)
땀과 각종 통증, 우울증 등 몸과 마음의 회복이 필요해지는 출산 후 여성의 몸. 여러 산후풍 증상들을 예방할 수 있는 올바른 산후조리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클립아트코리아)
출산 후 대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 관절통, 감각장애, 땀 과다, 우울증 등이 있다. 통증은 여러 관절에서 다발성으로 나타나며 산모마다 ‘시리다, 화끈거린다, 저리다, 쑤시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 만약 특정 시간대에 특정 관절만 많이 붓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류마티스 관절염, 손목터널 증후군 등 다른 질환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황덕상 교수는 “통증 이외에도 땀이 비 오듯 흐르거나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산모에게 있어 땀은 피와 같은 것으로 출산직후 어혈(순환하지 않는 나쁜 피)을 의도적으로 배출시켜 좋은 피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땀 또한 마찬가지로 접근해야 한다”며 “억지로 땀을 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땀을 배출하고 충분한 수분 보충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스치기만 해도 그 부위가 시리고 아프다면,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게 기온과 습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산모의 몸을 뜨겁게 하는 열기와 차갑게 하는 한기를 조절하는 한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산후풍 회복의 골든타임, 출산 후 3개월... 적어도 6개월 전까지

산모들의 회복되는 속도와 치료 일정은 백인백색이다. 진통시간과 출혈량, 출산방법, 출산횟수, 육아환경 등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공통된 산후조리법을 추천하기란 어렵다. 즉, 산모 개개인의 특성과 환경을 고려해 증상에 맞는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황 교수는 “기혈 회복을 위한 산후조리 한약은 일반적으로 출산 직후 어혈을 풀어주고 난 이후, 보혈 단계로 넘어가지만 이 또한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원칙 몇 가지를 기억해 의료진과 상의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에서 있어 중요한 원칙 첫 번째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약 10개월 동안의 신체 변화는 출산을 한다고 해서 원래의 몸으로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출산 후 최소 6주, 적어도 6개월 전까지 산후풍 증상을 치료하고 관리해나가야 한다. 황금의 3개월이라는 말이 있듯이, 산후 3개월까지는 체력을 급격히 회복시킬 수 있는 시기로 산후 한약뿐 아니라 통증정도와 증상에 따라 침·뜸·추나 치료 등을 받는 것이 좋다.

황덕상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황덕상 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황 교수는 “산후의 과잉 보호는 증상을 악화 시킬 뿐, 증상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기후나 환경, 행동 양상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특히 몸의 근육과 인대들이 느슨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휴식보다는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매일 5~10분 정도 단계 별 운동을 시작하고, 회복 속도에 따라 점차 운동 강도와 횟수, 시간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것저것 음식을 챙겨 먹다보면 산후 체중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기름진 음식보다는 소화가 잘되고 배변 활동을 촉진시켜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혹시나 다이어트 걱정이 앞선다면, 조급함을 내려놓고 회복되는 정도에 맞춰 단계별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산후에 무조건 좋다는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황 교수는 “산후 6개월 이내 임신 전 체중으로의 복귀 유무가 장기적 체중 감량의 예측 인자로 인식되고 있지만, 기력이 부족한 출산 직후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회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건강은 물론 체중계의 숫자와 체형 모두 놓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