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진이 세포 활동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해 특정 세포의 기능과 활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 암과 희귀 질환 같은 다양한 질병 연구에 새로운 길을 제시할 전망이다.

컬럼비아대학 의학센터 시스템생물학과의 라울 라바단 교수 연구팀은 최근 세포 활동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2025년 1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130만 개 이상의 인간 세포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켰다. 이 과정에서 세포의 유전자 발현과 접근 가능한 게놈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포 활동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기술은 인간 언어를 이해하는 챗GPT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데이터에서 규칙과 패턴을 학습한 뒤 새로운 상황에 이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세포의 정상 상태와 질병 상태를 비교하며, 암 세포와 같은 병적 상태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예측을 수행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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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단 교수는 "이 AI 기술은 생물학을 설명 중심의 과학에서 예측 중심의 과학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유전자 발현 패턴을 빠르게 분석해 질병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연구팀은 소아 백혈병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분석해 변이가 두 가지 전사인자 간의 상호작용을 방해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기존 실험으로는 알 수 없었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한 사례로, AI 기술의 실질적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암을 포함한 여러 질환의 발생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게놈의 '다크 매터'(암흑 물질)로 불리는 비암호화 영역에 대한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

라바단 교수는 "AI 모델을 활용하면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게놈 영역의 변이도 연구할 수 있다"며 "암과 다른 질병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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