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몸은 나이가 들수록 감염에 더 취약해져 항생제 사용량이 많아진다. 그러나 잦은 항생제 사용은 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파괴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장내 미생물을 구성하는 유익한 박테리아까지 죽여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실제로 무너진 장내 미생물 균형은 인지 장애와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건강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가 전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건강한 노인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항생제 사용이 인지 장애 및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항생제 사용이 치매나 인지 기능 장애와 연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클립아트코리아)
항생제 사용이 치매나 인지 기능 장애와 연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클립아트코리아)
이 연구는 미국 신경학 아카데미의 의학 저널 '신경학'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역 사회 기반 노인을 대상으로 무작위 임상시험인 ASPREE(ASPirin in Reducing Events in the Elderly) 호주 데이터를 사용했다.

2년 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치매가 발병하지 않았고 처방 기록이 있는 1만3571명의 참가자를 확인했고, 이들을 2년 동안 항생제를 한 번 이상 복용한 그룹과 복용하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서 연구팀은 항생제를 많이 복용할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해당 기간 동안 항생제를 처방받은 횟수에 따라 0회~5회 이상 그룹을 더 세분화했다. 그 뒤 5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과 1년 후, 연구가 끝날 때까지 2년마다 인지 테스트를 받았다. 이 테스트에서는 인지, 기억, 사고 및 언어 능력, 실행 기능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치매 또는 인지 장애 진단을 기록했다.

5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461명이 치매에 걸렸고 2576명이 인지 장애를 겪었다. 연구팀은 사회 인구학적 및 생활 습관 요인, 치매 가족력, 인지 기능,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 등을 조정하고 첫 2년 동안의 항생제 사용과 이후 인지 기능 저하 또는 치매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항생제를 자주 또는 장기간 복용한 사람들은 치매나 인지 기능 저하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정 항생제 계열과 치매 위험 사이에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세인트 존스 헬스 센터의 신경과 전문의 클리포드 세길 박사는 "항생제가 필요한 재발성 감염은 기저 질환을 의미하며 노년기나 젊은 시절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 두려운 일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스티브 앨더 박사는 치매 위험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과일과 채소, 통곡물, 생선, 건강한 지방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중심으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 수영, 요가와 같은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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