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근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이 심화되며 치료제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다. 관영 영문매체 차이나데일리는 7일 중국 동북 지역을 중심으로 독감 환자가 급증하며 치료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12월 23일~29일) 독감 유사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전주 대비 6.2% 증가했다. 랴오닝성에서는 주간 독감 환자 증가율이 평균 123%를 넘어서며 동북 지역의 유행이 두드러졌다. 독감 양성 사례 중 99% 이상이 인플루엔자A 바이러스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제공)

독감 환자의 급증으로 주요 치료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조플루자(성분명 발록사비르, 마르복실) 20㎎ 두 정 세트는 기존 222위안(약 4만4천 원)에서 현재 300위안(약 6만 원) 이상으로 상승했다. 조플루자는 한 번만 복용해도 효과가 있어 타미플루(성분명 오셀타미비르)보다 투약이 간편하다는 점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가정에서는 사용 제한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발견됐다. 조플루자는 성인과 5세 이상 어린이만 사용하도록 승인된 약물이지만 영유아에게 투여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쑨보양 북경대학 인민병원 약사는 "조플루자는 병원 진단과 전문적인 의료 지도를 통해서만 투약돼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중국 수도의과대학 부속 베이징아동병원 왕취안 의사는 "어린이에게는 체중과 연령에 맞는 해열제와 치료제를 신중히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슈는 이번 독감 시즌을 대비해 충분한 치료제 재고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치료제 사재기와 무분별한 투약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올바른 약물 사용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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