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전체 환자의 42.5% 10대 차지... 자녀 자세·성장 살펴야
원인 모르는 특발성 대부분... 사춘기 전, 女서 더 심하게 나타나
가족력 있다면 발생률 약 10배 더 높아져, 조기발견-치료 중요
그중에서도 ‘척추측만증’은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기 아이들에서 특히 많이 발견되는 질환으로 조기발견과 관리가 특히 중요한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80~85%가 청소년기에 발견되고, 10대 환자가 40% 이상을 차지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를 받은 8만5076명 가운데 42.5%(3만9270명)를 10대(10~19세)가 차지했다.
김재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척추측만증 초기에는 통증 등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부모가 평소 아이들의 자세나 성장, 신체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며 “자칫 진단이 늦어지거나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되면 척추가 더욱 휘어지고 심한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깨높이 다르거나 한쪽 등 튀어나왔다면 척추측만증 의심
정상적인 척추는 정면에서 봤을 때 일직선이고, 옆에서 봤을 땐 경추와 요추는 앞으로 휘고(전만곡), 흉추와 천추부는 뒤로 휘어(후만곡) 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를 정면에서 봤을 때 옆으로 휜 것을 지칭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2차원적인 기형이 아니라 추체 자체의 회전 변형과 동반돼 옆에서 봤을 때도 정상적인 만곡 상태가 아닌 3차원적인 기형 상태를 말한다.
척추측만증은 크게 특발성, 선천성, 신경-근육성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특발성, 즉 원인을 알 수 없는 척추측만증이 전체의 85~90%로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주로 사춘기 전에 발생하고 여자아이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통증 등의 증상은 거의 없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청소년기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가족 중 척추측만증이 있다면 평균 발생률(2%)의 10배 수준인 약 20%까지 발생률이 올라간다.
선천성 척추측만증은 태어날 때부터 척추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형성돼 발생한다. 척추의 일부가 비대칭적으로 형성되거나 분절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발생하는데 대부분 영유아기에 발견된다. 신경-근육성 척추측만증은 뇌성마비, 근이영양증, 척수 손상 등 신경이나 근육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고, 근육이 척추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만곡이 심화될 수 있다.
김재원 교수는 “척추측만증은 좌우 어깨높이가 차이가 나거나 한쪽 등이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경우,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 보이거나 비대칭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해지면 심장과 폐 같은 주요 장기를 압박해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 변형 각도에 따라 치료 달라, 겨울방학이 '골든타임'
척추측만증 치료는 변형의 각도와 환자의 나이,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재활치료와 보조기를 통해 척추의 추가 변형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각도가 심해지면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보조기는 척추 변형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다만 보조기를 착용하더라도 꾸준한 재활치료가 병행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척추 만곡 각도가 40도 이상이거나 심폐기능에 영향을 줄 만큼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하고,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재활치료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은 우리 아이들의 자세와 건강을 점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부모는 아이들의 자세와 체형을 관찰해 어깨높이와 등이 비대칭적인지 확인하고, 앉거나 서 있는 자세를 살펴보며 자세 교정을 유도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 근력과 균형 운동을 권장하고 요가, 필라테스 등 척추와 몸의 정렬을 바로잡을 수 있는 코어운동을 함께하는 것도 좋다.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척추 상태를 점검하고, 척추측만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욱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또 무거운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지 않도록 지도하고, 충분한 휴식과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척추는 우리 몸의 중심축으로, 건강한 성장과 전반적인 신체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겨울방학 동안 우리 아들의 자세와 건강을 살피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형성하게 하는 등 부모의 작은 관심이 자녀의 척추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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