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와 스노보드 등 설상 스포츠의 계절을 맞아 스키장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설상 스포츠는 빠른 속도감으로 평소에 맛보기 어려운 짜릿함을 선사하지만, 사고에 휘말릴 경우 전방 십자인대 파열과 같은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방 십자인대는 무릎의 앞쪽에 위치한 구조물로, 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착지 실수, 스노보드에서 넘어질 때 등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면 십자인대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 파열될 수 있다.

김경환 수원 매듭병원 정형외과 원장
김경환 수원 매듭병원 정형외과 원장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 발생하면 그 순간, 무릎에서 '뚝' 하는 소리가 들릴 수 있으며, 심한 통증과 함께 무릎이 붓고 움직임이 제한된다. 그 후 몇 시간 내로 무릎의 부기가 심해지고, 무릎이 흔들리거나 불안정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계단을 내려오거나 경사면을 내려올 때 무릎에 힘이 빠져 갑자기 주저앉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후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부상 직후 활동을 멈추고 얼음찜질을 하며 다리를 높여 휴식을 취해야 한다.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야 붓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후 최대한 신속하게 병원을 방문하여 의료진 진단을 통해 인대가 손상된 정도를 확인하고, 필요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파열된 범위가 작고 손상이 경미한 경우, 물리치료와 근력 강화 운동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인대와 주변 조직의 강화를 위해 주사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보조기 등을 이용해 다친 부위가 회복될 때까지 해당 부위에 하중이 실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전방 십자인대가 심하게 손상됐거나 완전히 파열된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전방 십자인대는 그 부위의 특성상 단순한 봉합술만으로 치료가 어렵고, 재건술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 본인의 인대를 채취해 재건술을 진행할 수도 있으나, 상황에 따라 다른 재료를 이용해 재건해야 할 수 있다. 전방 십자인대 재건술을 한 후에는 최소한 6개월 이상 재활 치료를 진행하여 무릎 관절 조직을 강화하고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예방하려면 몇 가지 기본적인 원칙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기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으로 근육과 인대를 준비시켜야 한다. 자신의 체중과 실력에 맞는 장비를 사용하고, 스키 바인딩이 올바르게 조정됐는지 전문가에게 확인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진행하면 무릎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된 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의 불안정성으로 무릎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스포츠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근골격계 부상 중 매우 심각한 부상이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로 관절의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한 번 손상된 무릎 인대는 약해지기 쉬우므로 치료 후에도 꾸준한 재활 치료와 운동 치료를 통해 관절을 강화하고, 부상의 재발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김경환 수원 매듭병원 정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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