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은 아프면 수술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다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 말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바로 “담낭의 기능이 정상일 때”라는 조건이다.
과연 담석은 왜 생기는 것일까? 간은 지방을 소화시키는 데 필요한 담즙을 만든다. 이 담즙은 담관이라는 길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흐르며 소화작용을 돕는다. 이 과정에서 담관 중간에 위치한 담낭은 담즙을 저장하고 농축하는 역할을 한다. 담낭은 식사량에 따라 담즙을 많이 짜내기도, 적게 짜내기도 하는 신축성이 좋은 장기다.
그런데 이 담즙이 굳어져 담석이 생길 수 있다. 담석은 담낭이 수축할 때 움직이며 담관을 막거나 담낭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한다. 이런 경우 수술로 담낭을 제거하는 담낭 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문제는 담석이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다. 통증이 없으면 담낭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만약 담석이 담낭벽을 긁어 상처를 내고, 벽이 두꺼워져 담낭의 신축성이 사라졌다면 담낭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 아무 통증이 없더라도 담낭의 상태는 이미 악화된 것이다. 따라서 담석이 발견됐을 때는 반드시 담낭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단순히 증상이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기능이 망가진 담낭을 오래 방치하면 담낭암, 담도염, 간염, 췌장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큰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무증상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정기적으로 담낭의 상태, 기능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담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담낭의 기능이 정상이고 통증이 없다면 정기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며 관리하면 된다. 하지만 담낭의 상태가 나빠졌거나 통증이 반복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담낭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평소 규칙적인 검진과 식이섬유 섭취, 적정 체중 유지 등의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담석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글 : 김정윤 청담튼튼병원 단일공복강경센터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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