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이 경증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를 도입하며 본격 치료에 나선다.

김상진, 정은주, 정진호 부산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2025년 1월부터 경도인지장애 및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대상으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처방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레켐비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2023년 7월 미국 FDA승인을 받았으며,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이달부터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는 발병 약 20년 전부터 뇌 속에 쌓이기 시작한다.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쌓이면 뇌세포 손상이 일어나고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해 기억력 저하와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점차 악화된다.

레켐비는 독성이 강한 아밀로이드 베타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뇌의 손상을 늦추고, 알츠하이머병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실제 임상 연구 결과, 레켐비로 18개월간 치료받은 환자에게서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약 78% 감소했으며, 증상의 진행이 약 27% 지연된 결과를 보였다.

다만,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치료 방법은 정맥 주사 형태로 2주마다 약 1시간에 걸쳐 투여한다. 또한 치료 중 정기적인 MRI 검사를 통해 뇌부종, 뇌 미세출혈 등의 이상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김상진 부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김상진 부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김상진 신경과 교수는 “레켐비 처방 전에는 인지기능 검사(신경심리검사), 뇌 MRI 검사, 아밀로이드 PET 검사, 혈액 검사, APOE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여부와 적합성을 판단한 후 사용을 결정하게 된다”라며 “지금까지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들은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는 못하고 치매 증상의 일부를 완화하는데 사용됐다. 약 20년 만에 진행 속도를 지연해 주는 신약이 등장하면서, 증상이 경미한 환자들이 중등도 및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늦출 수 있게 됐다. 이는 치매 환자들의 진단, 치료, 간병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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