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는 그룹 지배구조를 둘러싼 갈등으로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이어져 왔다. 특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유산 상속 과정에서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대표이사 형제가 지분을 나눠 가지면서 최대주주 간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형제의 갈등 속에서 신동국 회장과 송영숙 회장이 주요 주주로 부상했다. 이후 라데팡스파트너스가 킬링턴 유한회사를 설립하며 그룹 지분 확보에 나섰고, 4인 연합이라는 새로운 협력 구도가 형성됐다. 그러나 의결권 행사와 경영권 방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 그룹 4인연합 측은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주주(사내이사)가 보유한 지분 일부(5%)를 매입하고,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의 거버넌스 안정화 ▲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이라는 합의를 도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합의로 임종윤 사장은 보유 중이던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약 205만1747주를 신동국 회장에게, 136만7831주를 킬링턴 유한회사에 매도하기로 결정했다. 매도 단가는 주당 3만7000원으로, 총 거래 금액은 약 1265억 원에 달한다.
신동국 회장은 지분율을 기존 14.97%에서 17.97%로 늘렸고, 킬링턴 유한회사는 5.03%에서 7.03%로 증가했다. 반면 임종윤 사장의 지분율은 11.79%에서 7.57%로 감소했다. 송영숙 회장은 변동 없이 기존 4.54%의 지분을 유지했다.
거래 이전 4인 연합의 총 지분율은 36.33%였으나, 이번 거래로 37.11%로 소폭 상승했다. 신동국 회장은 4인 연합 내에서 가장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며 그룹 의사결정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됐다. 반면, 임주현 부회장의 지분율은 기존 11.79%에서 7.57%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주요 주주로 남아 있다. 킬링턴 유한회사는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이번 거래를 통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안정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분율을 7.03%까지 늘리며 그룹의 주요 주주로 자리 잡았다.
4인 연합은 앞으로 협력 체제를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경영과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다만, 협력 체제의 지속성과 의사결정에서의 조화는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분쟁은 장남의 결심으로 종식됐지만, 그룹의 미래 방향성과 지속 가능한 협력체계 유지는 아직 물음표다"라며, "이번 합의를 기반으로 한미사이언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떠한 성과를 이뤄낼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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