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식·가열식·기화식' 등 종류별 가습기 특징과 우리집에 맞는 가습기는?
수돗물 vs 정수기 물... 매일 갈아주는 것이 중요
바닥에서 50cm 이상 설치, 실내 환기는 하루 2~3회가 적당
◇ 초음파식 가습기 : 가습량 풍부하지만, 세균 번식 주의
초음파식 가습기는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 물방울을 미세하게 쪼개어 분사하는 방식이다. 짙은 안개처럼 보이는 수분 입자가 특징이다. 이 방식은 가습량이 많고 소음이 적으며 전력 소모가 낮아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가습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이동이 간편해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초음파식 가습기의 단점도 명확하다. 물을 가열하지 않기 때문에 물속 세균이나 곰팡이가 그대로 분사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초음파식 가습기에서 유해 미생물이 다량 검출된 사례가 있다. 특히 물을 진동시키는 진동자 부분이 가장 쉽게 번식하는 부위로 사용 전후 반드시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초음파식 가습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매일 물을 교체하고 가습기를 꼼꼼히 세척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가열식 가습기 : 살균 효과 탁월하지만, 화상 주의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끓여 수증기로 분사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물을 고온에서 끓이는 과정에서 세균과 곰팡이가 제거되고 깨끗한 수분을 제공하기 때문에 살균 효과가 탁월하다. 또한 물 입자가 작아 먼 거리까지 고르게 퍼질 수 있어 가습 범위가 넓은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끓이는 데 전력 소모가 많아 전기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또, 고온 상태로 작동하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화상 사고에 주의가 필요하다. 가열식은 특히 가습기 외관의 재질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코팅된 제품은 높은 온도에서 환경호르몬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므로 스테인리스나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용 중에는 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자주 확인하고 가습기 내부에 물때가 생기지 않도록 주기적인 세척과 관리가 필요하다.
◇ 기화식 가습기 : 자연 증발로 안전하고 경제적인 방식
기화식 가습기는 물을 담은 필터나 매트에 공기를 통과시켜 수분을 증발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 젖은 필터를 통한 자연 증발 방식으로 초음파식이나 가열식에 비해 소비 전력이 낮아 경제적이다. 또한 공기를 자연스럽게 가습하므로 습도가 과도하게 올라갈 위험이 적고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방식은 물 입자가 작고 멀리 퍼져 공기 중으로 고르게 확산되기 때문에 가습 범위가 넓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필터를 사용하는 만큼 주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물에 젖은 필터는 습한 상태가 지속돼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 1~2주 간격으로 필터를 교체하거나 꼼꼼히 세척해야 한다. 또한 가습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큰 공간에서는 사용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기화식 가습기를 선택할 때는 필터 교체 주기와 비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가 적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용하면 더욱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 수돗물과 정수기 물, 무엇이 좋을까?
가습기에 사용할 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일반적으로 수돗물은 염소 성분이 포함돼 있어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수돗물 속 미네랄 성분은 가습기 내부에 물때가 생기고 가습기 구동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정수기 물이나 생수는 미네랄 함량이 적어 물때가 덜 생기지만 소독 성분이 없기 때문에 세균 번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어떤 물을 사용하든 중요한 것은 매일 깨끗한 물로 교체하는 습관이다. 오래된 물은 세균 번식의 온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습기 물은 하루를 넘기지 않고 새로 채워야 한다. 수돗물 사용 시 미네랄과 염소 성분이 걱정된다면, 미네랄만 걸러주는 필터를 사용하거나 수돗물을 넓은 그릇에 담아 하루 정도 방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물통과 진동자 등 가습기 내부를 철저히 세척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3일에 한 번은 가습기를 완전히 분해하고 세척 후 건조하는 것이 좋다.
◇ 가습기 사용 시 실내 환경 관리
가습기는 바닥에서 50cm 이상, 얼굴이나 전자기기에서 1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얼굴에 너무 가까운 곳에 두면 수증기가 호흡기에 직접 닿아 자극을 줄 수 있다. 전자기기 근처에 두면 습기로 인해 고장 위험이 커진다. 가습기를 유리창 가까이 설치하면 결로 현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벽과 창문에서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내 습도는 40~60%가 가장 적정하다. 습도가 낮으면 피부와 호흡기가 건조해지고, 높으면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습도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필요시 가습기 작동을 조절하자. 또한 가습기 사용 시 하루 2~3회, 10분 이상 환기해 주는 것이 좋다. 밀폐된 공간에서 가습 후에는 환기해 세균과 곰팡이가 공기 중에 퍼지지 않도록 한다.
하루 종일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건강에도 좋지 않다. 만약 계속 가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습기를 교대로 사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한 대를 사용하는 동안 다른 한 대는 청소와 건조를 통해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오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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