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인해 노인 환자가 많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20~30대 젊은 나이에도 생활 습관, 식습관 등이 무너져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수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평상시 건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만성질환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지수 성남 성모윌병원 내과 원장
김지수 성남 성모윌병원 내과 원장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가 부족하거나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증가해 혈당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질환이다. 인슐린은 우리 몸에서 혈당을 세포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혈당이 정상보다 높게 유지되며 이로 인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은 공복 혈당, 당화혈색소 등의 검사를 통해 진단되며, 공복 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일 때 당뇨병으로 판별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공복 혈당만을 기준으로 당뇨병을 진단하고,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와 같은 당뇨 전 단계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공복혈당장애는 혈당이 정상보다 높지만 당뇨병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내당능장애는 식후 혈당이 140~199mg/dL에 해당하는 경우를 뜻한다. 이 두 상태는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쉽게 방치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당뇨병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진단 시 수치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당뇨병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 신체 활동이 줄어들고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지면서 체중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체중이 늘어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혈당 관리가 어려워지므로 운동과 식이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은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은 혈액이 혈관을 지나갈 때 가해지는 압력이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상태를 말하며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된다. 고혈압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혈압을 자주 체크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혈압을 방치하면 동맥경화증, 심장질환,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기온이 급격히 낮아져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높아지기 쉬운 환경이 된다. 겨울철에는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약물 복용을 계속해야 한다.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상승할 수 있어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과도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체온 유지에 힘써야 하고 사우나, 찜질방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만성 질환은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의료진 지시에 따라 약물 치료 등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평상시 운동, 균형 잡힌 식단 등을 통해 수치 안정화에 힘써야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연말에는 송년회 등 모임이 많아져 과식하거나 과음을 하기 쉬운데, 모임 자리에서도 절제해 건강을 지켜야 한다. 필요하다면 가정 혹은 의료기관에서 수시로 수치를 확인하여 상태 변화를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글 : 김지수 성남 성모윌병원 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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