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가장 많이 겪는 골절은 손목이나 팔꿈치, 아래팔뼈 등에서 발생한다. 넘어지거나 떨어질 때 자연스럽게 손을 뻗으면서 이 부위들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자신이 다쳤다는 사실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어 부모가 아이의 상태를 놓칠 수 있다. 부상이 있는지 확인하려면 아이가 일어나지 못하거나 팔과 다리를 만지며 아파하는지, 부위가 부풀어 오르는지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 다친 부위를 쓰지 않거나 걷기 힘들어하는 증상이 있을 때는 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움직이지 못하면 골절로 인한 신경이나 혈관 손상을 의심해야 하므로 즉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뼈는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고 유연해 골절이 발생하면 성인처럼 뼈가 완전히 끊어지기보다는 휘는 부전골절이 많이 나타난다. 부전골절은 뼈가 부러지지 않고 금이 가는 정도인데, 성장판에 손상이 있을 경우 이후 성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성장판은 뼈의 끝 부분에 위치한 연골 조직으로, 뼈가 자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성장판은 투명한 연골로 X-ray 촬영만으로는 잘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골절 치료 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장판에 손상이 가면 뼈가 자라면서 기형이 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신체의 발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린이의 경우, 골절 자체의 치료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 성장판 손상이 우려되므로 의료진의 세심한 진료가 필요하다. 아이가 골절을 입은 부위가 팔꿈치나 무릎 등 관절에 가까운 부위라면 성장판 손상의 위험이 커지므로 이를 고려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성장판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주기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해 조치해야 한다.
겨울철에 아이들이 골절 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피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끄러운 빙판길을 조심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위험한 장소에서 놀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또한 자전거나 킥보드를 탈 때에는 보호대와 헬멧을 착용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평소에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키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소아골절이 생긴 뒤 잘못된 치료나 관리를 할 경우, 팔이나 다리의 성장 속도가 달라지거나 키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소아골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성장판 검사 등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아이의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손상이라 하더라도 추후에 커다란 후회로 돌아올 수 있으므로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해야 한다.
(글 : 수원 매듭병원 소아정형외과 심종섭 교수)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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