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중 갑작스러운 복통이 나타났을 때는 다양한 원인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요즘과 같은 추운 겨울에 흔히 발견되는 복통의 원인으로는 장염이나 식중독 등이 있다. 그런데 복통이 오른쪽 아랫배에 집중돼서 나타난다면 '급성 충수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급성 충수염은 흔히 '맹장염'이라고 부르는 질환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이 맹장염이라고 부르지만, 이는 잘못된 명칭이다. 정확히는 맹장 끝부분에 6~9cm 길이로 달린 충수 돌기에 염증이 발생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충수염이다.

서형민 에스메디센터 대표원장
서형민 에스메디센터 대표원장
충수 돌기는 우측 하복부, 즉 배꼽과 오른쪽 골반뼈가 튀어나온 사이에 위치한다. 여기에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느끼는 복통은 오른쪽 아랫배에 집중되는 것이다. 염증이 발생하는 이유는 충수의 구멍이 막혀서인데, 임파 조직이 과다 증식하거나 딱딱한 변이 흘러 들어가 그 입구를 막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급성으로 발생한 충수염은 처음에 구역질과 구토, 속이 메슥거리는 증상 등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다가 점차 명치 부위와 상복부에 통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배꼽 주위를 거쳐 충수의 위치인 오른쪽 아랫배에 통증이 나타난다.

이러한 급성 충수염 외에도 만성 충수염이 있다. 만성 충수염은 충수 돌기가 막혔다가 뚫리는 등의 현상을 반복하는 것으로 막혔을 때는 통증이 나타나지만 뚫렸을 때는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급성 충수염은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충수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더욱 진행되어 충수가 터질 수 있는데, 결국 복막염이나 복강 내 농양, 장 폐쇄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급성 충수염은 복강경 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수술 시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최소한의 절개로 작은 구멍을 내 진행하는 수술이다. 복부에 0.5~1cm 정도의 크기의 절개창을 만들고, 복강 내부를 볼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삽입해 모니터를 보며 수술한다.

이러한 복강경 수술은 수술 시간이 짧아 회복 속도가 빠르고, 절개 크기가 작기 때문에 흉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닌다. 조기에 수술을 하게 된다면 대부분 합병증 없이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복강경 수술이 필요한 경우라면 병원 선택도 중요하다. 정확한 질병 진단 및 정확한 맞춤 치료가 이뤄지는 곳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춰 합병증 발생 위험과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서형민 에스메디센터 대표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