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2단독 최영은 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29)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15만원을 추징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SNS에서 ‘나비약’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며 식욕억제제의 판매를 광고했다. 구매 요청을 받은 후 택배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고, 계좌로 대금을 받는 방식으로 불법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된 약물은 5정에 3만2000원으로, A씨는 총 4차례에 걸쳐 약물을 판매해 소액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약물은 펜터민(Phentermine) 성분이 포함된 식욕억제제로, 의료 전문가의 처방 하에서만 복용이 허용된다. 펜터민은 신경전달물질을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암페타민 계열의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마약류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지만, 의학적 필요가 없는 일반인에게 판매하거나 거래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법정에서 A씨는 “처방받아 복용하고 남은 약을 판매했다”고 혐의를 인정하며 범행 동기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다이어트 목적으로 남용되기 쉬운 약물을 SNS에서 유통한 행위는 사회적으로 큰 해악을 끼친다”며 징역 2년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의 사회적 해악성을 강조하며도 벌금형을 선고했다. 판사는 “해당 약물이 다이어트 약물로 처방되는 만큼, 다른 마약류에 비해 오·남용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나비약’으로 알려진 펜터민은 다이어트 약물로 인기를 끌면서 남용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펜터민은 식욕 억제 효과가 뛰어나지만, 복용 후 불안, 불면, 고혈압, 심박수 증가 등 신경계와 심혈관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장기 복용 시 의존성 위험이 높아, 의료 전문가들은 반드시 의사의 지도 아래 적정 기간 동안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펜터민과 같은 식욕억제제는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의 단초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펜터민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엄격히 관리되고 있지만, SNS와 같은 비공식 채널을 통해 개인 간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최근 국내에서 다이어트를 위한 약물 남용 문제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해당 약물의 판매와 구매가 이뤄지면서 약물 오남용과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약학 전문가는 “SNS를 통한 약물 거래는 안전성과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불법 거래를 통한 약물 사용은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약물에 의존한 다이어트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과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이 더 안전하고 건강한 방법”이라며 소비자 스스로 약물 남용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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