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요즘 같은 날씨에 흔히 발병하는 질환 중 하나가 ‘대상포진’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전 세계 인구의 약 20~30%가 일생에 한 번은 겪을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특히 면역력이 약화될 때 더 쉽게 발생한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대상포진을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거나 초기 증상을 인지하지 못해 조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대상포진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신경 손상으로 인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고통스러운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이 바이러스는 처음 감염 후 수두를 일으키고, 이후 체내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다시 활성화된다. 특히 극심한 스트레스, 퇴행성 질환, 고혈압 등과 같은 내분비계 이상으로 면역력이 약화되면 대상포진의 위험이 커진다.

박재홍 서울 기찬통증의학과 원장
박재홍 서울 기찬통증의학과 원장
대상포진의 주요 증상은 신경절을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수포와 통증이다. 이는 주로 갈비뼈나 얼굴 한쪽에 발생하며, 해당 부위에 강한 통증이나 타는 듯한 느낌이 동반된다. 또한 열, 두통, 피로감 등이 함께 나타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증상이 발현된 초기부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을 손상시키며 통증이 점차 심화되고, 대상포진이 치료된 후에도 지속적인 신경통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활성화된 대상포진 바이러스로 인해 신경이 손상된 후 회복되지 못하여 나타나는 만성 통증이다. 특히 눈, 귀, 얼굴, 배뇨 중추 등에도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시력이나 청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만성화되기 쉬우므로, 초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후유증이 발생했을 때는 적절한 통증 관리와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도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대한 의료비는 건강보험과 정부의 지원을 통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상포진은 정부가 지정한 주요 감염성 질환으로 각 지역 의료기관에서 감염 예방과 신속한 치료, 신경통 관리 등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역시 보험 혜택을 통해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대상포진은 주로 50~60대 고령층에서 발생할 위험이 높으나, 최근 30~40대에서도 발병 사례가 증가해 젊은 세대도 안심할 수 없다. 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을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면역력 저하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효과적인 예방법 중 하나다. 예방접종은 대상포진의 발병률을 약 50% 이상 줄여주며, 신경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대상포진은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후유증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발병 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장기적인 신경통으로 고통을 겪을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 : 박재홍 서울 기찬통증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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