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 있는 ‘수근관’이라는 좁은 통로가 좁아지거나 그 안의 압력이 높아져 그 안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눌리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손목과 손가락,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정중신경의 지배 영역에 통증, 저림, 감각 이상, 근력 약화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특히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요리사나 목수, 미용사 등이 대표적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특히 50대 이상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뼈와 연골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손목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지면 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며, 엄지, 검지, 중지 등 정중신경이 관여하는 손가락에 저림이나 무감각이 발생한다. 손목이 부어 오르거나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고 손목을 움직일 때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계속 악화되면 손의 힘이 약해져서 물건을 집거나 들기 어려워지고, 결국 손목을 이용한 일상적인 활동이 힘들어지기도 한다.
초기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비수술적인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가 있다. 도수치료는 손목과 팔의 근육과 관절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치료사의 손을 이용해 연부조직을 자극해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를 통해 손목의 유연성을 높이고, 손목의 저림 증상도 완화시킬 수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고에너지 충격파를 통증 부위에 전달해 염증을 줄이고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치료 시간은 짧고, 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어 흉터나 부작용의 위험이 적은 편이다. 체외충격파는 손목터널증후군뿐만 아니라 족저근막염, 테니스엘보 등 다른 근골격계 질환에도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충격파가 병변 부위에 전달되면 혈류를 증가시켜 조직 회복을 촉진하고 신생 혈관을 형성해 통증을 완화한다. 이 밖에도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비수술치료로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개선하려면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손을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에는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하며 손목과 손가락의 긴장을 해소해야 한다. 손목이 과도하게 구부려지는 것을 삼가야 한다. 손목보호대나 보조기를 착용하여 손목을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보조 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손목 건강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상태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글 : 박원진 수유바른정형외과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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