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은 세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의 날이다. 이날은 COPD의 위험성과 예방,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더 많은 환자가 조기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제정됐다. COPD는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증상 없이 서서히 폐 기능을 약화하기 때문에 조기 관리와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

COPD는 담배를 피우거나 직업적 유해가스 노출, 공기 오염, 폐 감염 등에 의해 기관지와 폐에 만성 염증이 발생해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COPD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70~80%가 흡연과 연관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COPD 발생 가능성이 높고, 흡연자의 15~20%가 이 질환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힘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증상 없이 천천히 폐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반드시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조기 치료 및 관리해야 한다. 평소 금연과 생활 습관 관리도 필수다. (클립아트코리아)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힘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증상 없이 천천히 폐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어 반드시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조기 치료 및 관리해야 한다. 평소 금연과 생활 습관 관리도 필수다. (클립아트코리아)
최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만성 염증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 조직이 손상되면 폐기종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기도가 좁아져 숨을 쉴 때 공기가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해 호흡이 어려워진다”며 “COPD는 기류 제한이 점점 진행될 수 있고 결국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고 말했다.

COPD의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과 지속적인 기침, 가래다.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해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기 쉽지만, 병이 진행되면 호흡이 어렵고 흉부에 압박감이 동반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특히 흡연자는 COPD 증상을 흡연에 의한 일반적인 기침이나 숨 가쁨으로 착각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 초기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 교수는 “COPD는 질환의 빈도나 심각성에 비해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폐 검진을 받고,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COPD는 폐 기능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오랜 흡연력이나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폐 기능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또 흉부 X선 촬영, 전산화단층촬영(CT)을 통해 다른 호흡기 질환과 구별할 수 있다. 중증 환자의 경우 동맥혈 가스를 검사해 산소와 이산화탄소 포화도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COPD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COPD 환자는 금연을 통해 폐 기능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또한 기관지 확장제, 흡입 스테로이드 등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위험을 예방할 수 있고, 고령의 환자에게는 폐렴구균이나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이 감염에 의한 급성 악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도 필요하다. 일상적인 운동은 호흡곤란을 완화하고 우울함이나 불안 등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재활치료와 약물치료 또한 증상 개선과 합병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40세가 넘은 흡연자라면 주기적으로 흉부 X선을 찍어 폐 건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준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 교수는 “폐 기능 검사 등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은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고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의학의 발달로 COPD 역시 꾸준히 관리하면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조절 가능한 질환이 되는 만큼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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