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건강⑤] 생체 리듬 교란해 다음 날까지 영향, 규칙적인 수면 루틴 유지해야

적정 수면 시간, 수면의 질, 숙면 등 모두가 잠을 잘 자기 위해 노력한다. 수면에 대한 견해는 다양할뿐더러 연구도 많다. 특히 수면과 질병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됐는데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수면의 규칙성'이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평소 건강한 수면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수면의 양과 질, 수면 타이밍까지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평소 건강한 수면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수면의 양과 질, 수면 타이밍까지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클립아트코리아)
◇ 수면의 양, 질, 타이밍 중 질병에는 '수면 타이밍'의 영향 커

수면 문제를 의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하루에 얼마나 자는지를 묻는 수면의 양적인 측면이 있다. 두 번째로는 수면의 질적인 측면, 즉 잠을 제대로 자는지에 대한 문제다. 불면증, 렘수면행동장애,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이 여기 속한다. 마지막으로 수면 타이밍이다. 언제 잠들고 언제 깨는지에 대한 문제다. 특히 밤낮이 바뀌는 교대 근무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건강한 수면은 수면의 양, 질, 타이밍이 모두 정상 범위에 있어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유지하기 어려우면 수면 문제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인지적 기능에까지 영향을 준다. 특히 수면 타이밍, 수면 규칙성에 대한 문제는 여타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

미국 듀크 대학 메디컬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의 양, 규칙성, 패턴 등 3가지로 구분했을 때 규칙성이 건강 상태와 가장 연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하면 생체시계의 리듬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에 식욕, 소화, 일의 능률, 수면 욕구 등 다양한 기능이 일정하게 조절이 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대로 수면 사이클이 불규칙한 사람일수록 밤에 더 늦게 자고 시간이 짧으며 낮에 졸린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체중, 혈당, 고혈압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사이클의 불규칙성은 질환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 당뇨병 위험...규칙적인 사람보다 1.4배 높아

수면 타이밍이 불규칙한 사람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약 1.4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생활 습관이나 비만이 주요 원인으로 성인에게 흔히 발생한다.

국제학술지 ‘당뇨병학회지(Diabetes care)’에 따르면 캐나다 오타와 의대 소아과 교수팀이 40~79세 성인 약 7만 3천명을 8년간 추적 관찰해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수면 규칙성 지수를 100으로 놓고 참가자들의 수면 정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수면 정도에 따라 수면 규칙성 지수 점수를 매겼다. 참가자들의 수면 지수에 따라 '규칙적'인 사람, '적당히 불규칙'한 사람, '불규칙'한 사람 총 3가지로 분류했다.

여기에 수면이 규칙적인 사람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도를 1로 설정했다. 그리고 수면이 불규칙한 사람의 당뇨병 발병 가능성을 조사했다.이에 수면이 '적당히 불규칙'한 사람은 위험도가 1.35배, '불규칙'한 사람은 1.38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의 규칙성이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심장 건강에 영향, 고혈압 위험 증가

미국의 수면전문학회의 연례학술대회인 SLEEP에서는 불규칙한 수면과 고혈압 위험 증가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가 발표됐다.

호주 플린더스대학 애들레이드 수면건강연구소는 18~90세 성인 참가자 약 1만 2천명의 수면 데이터를 9개월 동안 수집했다. 매트리스 아래에 수면 장치를 두고 휴대용 혈압계를 사용해 데이터를 모았다. 이후 참가자들의 수면 규칙과 고혈압 간의 잠재적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면 시간의 불규칙성이 고혈압 위험을 증가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면 시작 시각의 불규칙함이 31분 늘어나면 고혈압 위험이 29%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데이터는 불규칙한 수면 시간과 수면 지속 시간이 심장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인 악영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라며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생체 시계를 규칙적으로 돌리고 최적의 건강과 웰빙을 위한 충분한 수면 기회를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라고 설명했다.

◇ 치매에도 영향 주는 수면 규칙성

수면 패턴의 불규칙함은 치매 위험까지 높인다.

미국신경학회의 '신경학 저널(Neurology)'에는 수면 규칙성과 치매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진은 약 9만명의 수면 패턴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7일간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해 정보를 제공했다.

연구 결과 수면 규칙성 점수가 낮은 하위 5%의 사람들은 수면 규칙성 점수 중간 정도인 사람들에 비해 치매 위험이 53% 높았다. 상위 5% 사람들은 중간 정도의 사람들과 치매 위험도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다만 해당 연구는 연구 기간이 짧아 치매와 수면 규칙성에 대한 패턴을 온전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불규칙한 수면이 치매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사실 정도로 확인이 가능하다.

◇ 생체 리듬 되돌리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결론적으로 수면 불규칙성은 우리 몸의 생체 리듬을 교란해 신체 기능의 어려움을 겪게 한다. 이런 원인이 만성 질환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자고 깨는 것이 불가능할 때도 있지만 규칙적인 수면 사이클로 되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수면 규칙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1. 평일과 주말 모두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도록 한다.
2. 평소 기상 시각을 체크하고 적당한 수면시간을 더해서 잠드는 시각을 설정한다.
다만, 잠들기까지 15~20분 정도가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취침 전 환경을 조성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3. 침실은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
4. 잠들기에 최적인 온도는 18~21℃, 습도는 최소 50% 이상이다.
5. 취침 1시간 전 부터는 스마트폰, 모니터 등과 멀어져야 한다. 자기 전 블루라이트에 노출되지 않아야 잠에 들기 쉽다.
6.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명상, 깊은 호흡, 요가 등으로 긴장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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