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관련 합병증 예측 정확도 86% 기록
고위험군, 저위험군보다 실제 발생 위험이 최대 30배 높아

만성 C형 간염 완치 이후 간세포암종 등 중증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 환자를 미리 알아내는 AI가 나왔다.

김승업,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만성 C형 간염 완치 이후에 간 관련 합병증을 보일 수 있는 고위험군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고 5일에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간학회 학술지 ‘간장학 저널(Journal of Hepatology, IF 26.8)’에 게재됐다.

만성 C형 간염은 일상적인 접촉만으로 전염되지 않고 주사침 찔림, 침술, 문신 등 오염된 혈액에 의해 감염된다. 대부분 먹는 ‘항바이러스 치료제(Direct-acting Antiviral Agents·DAA)’로 고칠 수 있다.

C형 간염은 완치 후에 간경변증이 없으면 간세포암종 발생 위험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간경변증이 없어도 일부 완치자 중에서 간세포암종 등 심각한 합병증을 보일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복부초음파 등으로 진단되는 간경변증이 없는 경우에는 그 위험성을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왼쪽부터) 김승업,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 (세브란스병원 제공)
(왼쪽부터) 김승업, 이혜원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 (세브란스병원 제공)
연구팀은 C형 간염 완치자 중 간경변증이 없는데도 간세포암종이 발생하는 등 예후가 좋지 않는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그 성능을 검증했다.

먼저 세브란스병원에서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치료받은 간경변증이 없는 C형 간염 환자 913명 자료를 활용해 AI를 만들었다. AI는 간탄력도 값, 나이, 성별, 혈소판수·빌리루빈 수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6개의 혈액검사 결과를 활용해 중증 합병증 발생 여부를 예측한다.

이어서 홍콩과 프랑스 환자 1264명 데이터를 이용해 간세포암종, 비대상성간경변증, 간이식, 사망 등 간 관련 합병증을 예측하는 정확도를 테스트했다. 1에 가까울수록 높은 예측 성능을 뜻하는 ‘C-index’ 수치는 0.86을 기록하며 AI의 예측 정확도는 86%를 자랑했다. 간세포암종만을 따로 확인했을 때는 0.87로 수치가 올라갔다.

만성 C형 간염 완치자 고위험군(파란색)과 저위험군(회색)이 보인 5년 누적 간 관련 합병증(왼쪽) 및 간세포암(오른쪽) 발생률 (세브란스병원 제공)
만성 C형 간염 완치자 고위험군(파란색)과 저위험군(회색)이 보인 5년 누적 간 관련 합병증(왼쪽) 및 간세포암(오른쪽) 발생률 (세브란스병원 제공)
실제로 AI가 계산한 값이 0.7 이상인 고위험군 환자가 5년 안에 간 관련 합병증 발생률은 3.2~6.2%로, 0.7 미만 저위험군이 보인 발생률(0.2~0.5%)보다 최대 30배 높았다.

김승업 교수는 “만성 C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로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완치 후에도 간세포암종 등 중증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AI를 이용하면 완치 이후에도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한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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