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건강④] 스트레스·카페인 조절 등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 완화 필요
노화로 인한 방광 기능 약화 뿐아니라 잦은 카페인 섭취도 야뇨증 악화
케겔운동, 수분 섭취 조절 등 일상 속 습관 개선 통해 증상 개선
◇성인도 이불에 소변을 본다고요?
대한비뇨기과학회 연구에 따르면 40세 이상 성인 10명 중 7명이 야뇨증을 겪고 있다. 야뇨증은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소변을 보는 증상이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을 보는 성인 야뇨증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뇨증은 항이뇨 호르몬(ADH) 분비 이상으로 발생한다. 밤이 되면 항이뇨 호르몬이 분비돼 신장에서 소변 생성을 줄인다. 이 호르몬은 소변 농도를 높여 체액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덕분에 밤 동안 방광에 소변이 적게 차 배뇨 충동이 생기지 않게 된다. 항이뇨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거나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경우 밤중 소변 생성이 많아진다. 수면 중에도 방광이 꽉 차고 소변을 참지 못해 야뇨증이 발생하게 된다.
방광은 소변을 일정량 모을 수 있는 근육성 기관이다. 수면 중 소변이 차더라도 깨어날 때까지 소변을 저장한다. 방광 기능이 약화되면 방광 용량이 작아지거나 방광벽 근육이 과민해진다. 작은 양의 소변에도 배뇨 충동이 강하게 일어난다.
소변이 차면 방광벽에 있는 신경 수용체들이 활성화돼 척수와 뇌로 전달된다. 뇌는 신체를 깨워 수면 중 찬 소변을 배뇨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신경계가 손상되거나 신호를 인식하지 못하면 몸을 깨우지 못해 무의식중에 소변이 배출된다.
◇성인 야뇨증은 왜 나타나는 걸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상이 사라지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성인 야뇨증은 발생 원인을 찾아 증상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노화에 따른 방광 기능 저하는 야뇨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나이가 들면서 방광 벽의 근육 탄력은 점차 감소한다. 방광이 소변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줄고 근육을 제어하는 신경도 둔해진다. 신경 전달 속도가 느려져 방광이 꽉 차더라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작은 충만에도 배뇨 충동을 느껴 방광 부담이 증가한다.
직장 내 스트레스, 대인관계 문제 등 심리적 스트레스와 불안이 성인 야뇨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속되는 스트레스는 항이뇨 호르몬을 감소시켜 소변이 자주 차게 한다. 또한 교감신경계과 과활성화돼 소변을 저장하는 부교감신경 기능이 억제된다. 스트레스로 인한 야뇨증 증상이 지속될수록 수면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이는 몸을 긴장 시켜 다시 야뇨증 증상을 야기해 문제가 지속된다.
잦은 카페인 섭취도 소변 생성을 촉진한다. 카페인은 체내 수분을 더 많이 배출하게 자극하는 이뇨 작용을 한다. 야근과 피로에 시달리는 성인들은 밤 늦은 시간에도 카페인을 섭취해 각성 상태를 유지한다. 신체 긴장을 높아지고 예민해져 방광 충만감이 쉽게 느껴질 수 있다. 작은 양의 소변에도 배뇨 충동이 더 자주 느껴지게 된다.
◇생활습관 개선부터 시작하는 성인 야뇨증 치료
성인 야뇨증 원인을 파악했다면 일상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조강준 교수는 '야간 수분 섭취 제한'과 같은 생활 습관 개선을 제안한다. 취침 2~3시간 전에는 수분 섭취를 자제해 방광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자기 전에는 반드시 화장실을 다녀오는 습관을 길러 규칙적인 배뇨 시간을 형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늦은 시간 카페인 섭취는 야뇨증 증상을 악화시키기에 피하는 것이 좋다.
방광이 일정 시간 동안 소변을 저장할 수 있는 훈련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방광 훈련 초기에는 짧은 시간 동안 참는 연습을 진행하고 점차 시간을 늘려 훈련을 이어간다. 골반저근육 강화를 통해 방광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케겔 운동은 방광과 요도 근육을 강화해 배뇨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골반저 근육을 수축시키고 3~5초간 유지, 익숙해지면 시간을 늘리면서 수축과 이완을 10회 이상 반복한다. 하루 3번 규칙적으로 실시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챈테일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케겔운동을 실시한 그룹이 실시하지 않은 그룹보다 야뇨증을 비롯한 야간뇨, 빈뇨 문제가 70% 개선됐다.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불안을 줄여야 한다. 가벼운 산책이나 음악 듣기, 독서 등을 통해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다. 혼자서 스트레스 조절이 어렵다면 상담치료나 이완 요법을 진행해 야뇨증에 대한 걱정도 함께 줄여나갈 수 있다.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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