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혈액암은 보통 백혈병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발생 빈도를 보면 다발골수종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며 환자 수도 지속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발골수종은 정상 항체 대신 M-단백이라는 비정상적 단백질이 생성되면서 면역체계를 파괴하고 여러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 고칼슘혈증에 따른 강증과 구역, 의식장애. 빈혈에 따른 어지러움과 전신쇠약, 숨이 찬 증상. 뼈가 약해지면서 골절, 허리통증과 갈비뼈 등에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신장 기능이 저하돼 몸이 잘 붓기도 하는데 전체 환자의 70% 정도가 허리통증과 고관절 부위에 느껴지는 뼈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발골수종의 정확한 원인은 찾기 어렵지만, 역학조사를 따르면 유전자 변이, 노령 등이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허리통증이나 골절로 치료받았던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환자들이 혈액종양내과로 의뢰돼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무증상의 단계에서 다발골수종으로 넘어가는 환자가 증가해 앞으로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 2023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1년 국내 다발골수종 발생률은 전체 암 발생의 0.7%로 1915건이었다.
박 교수는 "다발골수종은 M단백질이 혈액이나 소변에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진단하는데 환자의 혈청 및 소변 검사, 골수검사, 단순방사선 검사, MRI (자기공명영상) 등과 같은 영상검사는 물론 예후나 잔존병소 추적을 위해 PET-C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단 후에는 우선 자가조혈모세포를 받을 수 있는지 결정 후 첫 치료를 시작한다. 이식이 가능하다면 주사제나 경구로 복용하는 항암화학요법 후 치료반응을 획득한 다음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이뤄진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70세 이상 고령이라면 이식이 어려워 지속적 항암화학요법이 진행된다. 또한, 다발골수종의 골절과 같은 뼈 합병증의 발생을 줄이기 위한 보존적 치료도 병행될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10년 전만 해도 평균 생존기간이 3년 정도였으나 현재는 약 7~8년 정도로 올라갔다. 박 교수는 "70세 미만의 경우 1차 항암치료를 하고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한 경우 평균 10년 정도 살 수 있게 돼 다발골수종 치료 성적이 과거보다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환자가 1차 치료 후 어느 시점에 재발하고 재치료를 해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현재 치료법으로는 완치 상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교수는 다발골수종 치료를 위한 정책적 지원에 대해 "최근 다발골수종의 치료는 굉장히 빨리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신약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병용치료로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약제 등 여러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표적치료제, 이중항체치료제 및 CAR-T 치료 등이 국내에 빨리 도입된다면 환자의 치료성적이 좀 더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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