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건강찾기⑥]
30대 이하 난청 환자 38% 소음성... 2030세대 청력 위험신호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워 증상 악화되는 경우 증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는 청각 세포…예방 필수적

기술이 발달하면서 남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스마트폰에 연결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원하는 음악과 영상을 보며 이동시간과 여가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더 좋은 음질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만, 이는 곧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청으로 병원을 찾는 2030 세대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중 소음성 난청 진단을 받은 30대 이하 환자는 38%에 이른다. 보통 난청은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병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최근 소음성 난청 증상을 호소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

난청은 단순히 잘 안 들리는 증상이 아니라 이명,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는 큰 질환이다. 스마트폰의 일상화로 이어폰 청취 시간도 함께 늘어나면서 고음량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알아차리기 어려운 소음성 난청 증상

소음성 난청은 고강도 소음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청력을 잃는 것을 말한다. 주로 85데시벨(dB) 이상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때 발생한다. 먼저 고주파수, 고음역대에서 손상이 시작돼 고음이 잘 들리지 않게 된다. 이후 점점 소리에 둔감해지면서 대화소리나 일상 소음이 흐릿하게 들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점진적으로 증상이 진행될 뿐만 아니라 초기에는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워 증상이 한참 진행된 후에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무의식적으로 떨어지는 청력에 적응해 큰 불편함이 없다고 느끼기 쉽다.

[소음성 난청 의심 증상]

1. 새소리나 어린아이 목소리 같은 고음이 잘 들리지 않거나 흐릿하게 들린다.
2. 카페나 식당 등 배경 소음이 있는 장소에서 말소리가 왜곡돼 집중해야지만 이해할 수 있다.
3. 대화 시 소리를 잘 듣기 위해 습관적으로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4. 귀에서 '윙윙'거리나 '삐' 소리가 나는 증상이 밤이나 조용한 환경에서 자주 발생한다.
5. 이전에는 들리던 일상 속 작은 소리를 감지하기 어렵다.
6. TV나 스마트폰 소리 음량을 평소보다 높여야 잘 들린다.

장시간 높은 음량의 스마트폰과 이어폰 사용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장시간 높은 음량의 스마트폰과 이어폰 사용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스마트폰과 이어폰 사용, 소음성 난청 부른다

스마트폰과 이어폰 사용 시 큰 음량 소리는 소음성 난청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이어폰 사용이 잦은 2030세대들에게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는 큰 이유다.

일반적으로 일상에서 사람이 듣는 소리는 조용한 방 40dB, 일반 대화 상황 60dB, 버스나 지하철 70~90dB, 오토바이 95dB, 아기 울음소리 115dB로 측정된다. 85dB 이상 소음이 지속될 경우 난청 위험 범위에 해당한다. 한국보건간호학회지에 따르면 2030 세대들의 평균 이어폰 청취 시간은 하루 3시간 이상이며 80dB 이상 청취하는 비중이 36%에 이른다. 특히, 공공장소 같은 소음이 큰 환경에서는 100dB 이상으로 음량을 올리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매일 같이 일정한 음량 이상으로 청각에 부담을 주면 청각을 담당하는 유모세모 (Hair Cell)가 피로를 느끼기 시작한다. 소리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유모세포들은 큰 소음에 노출된 이후, 충분한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쉴 틈 없이 사용되는 스마트폰 소음과 이어폰 사용은 회복을 방해한다.

소음성 난청은 이명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은 청각 세포가 과도하게 자극을 받아 뇌로 전달하는 신경신호 왜곡, 과활성화로 나타난다. 외부 소리가 없음에도 뇌가 소리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해 증상이 생기게 된다. ‘윙윙’거리거나 삐 소리가 귀에서 울리는 증상 호소한다. 스마트폰과 이어폰으로 음악과 영상을 장시간 들으면 청각 피로가 누적된다. 음량이 높아질수록 유모세포가 지속해서 큰 진동을 감지해 음압 차이에 민감해진다. 이는 곧 이명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귀가 느끼는 피로와 세포 손상은 심리적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귀의 피로가 누적되면 일상 소음이나 대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집중이 필요하다. 때문에 일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피로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또한 난청과 동시에 발생하는 이명은 귀울림을 야기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수면 중에도 들리는 이명 소음으로 수면 장애까지 생길 수 있다.

대화와 소통이 어려워져 대인 관계 회피 경향이 증가하기도 한다. 소통의 어려움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스스로를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자신의 능력을 부정적으로 판단해 심리적 고립과 소외감을 느끼고 심할 경우 우울증까지 나타나게 된다.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둔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우울증,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둔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우울증,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되돌리기 어려운 청력, 예방이 필요하다


한 번 망가진 청각 세포는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소음 노출로부터 청력을 보호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스마트폰과 이어폰 음량을 전체 음량의 6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즉 스마트폰 음량 15단계 중 10단계를 넘지 않게 청취해야 한다. 안전한 소음 범위인 70~80dB 정도를 유지하며 일상에서 난청 위험을 줄여야 한다. 이어폰 사용 시간을 하루 1시간 이하로 줄이고 사용 이후에는 최소 10분 이상 귀를 쉬게 해 유모세포가 회복할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소음이 큰 환경에서 근무할 경우 귀마개를 사용해 귀를 보호하고 가벼운 운동이나 이완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특히 머리가 아래로 향하는 동작을 통해 산소를 머리와 귀 쪽으로 전달해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효과가 있다.

이명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백색 소음 같은 부드러운 음악으로 귀울림 소리를 덮어 이명 소리에 덜 의식하도록 해야 한다. 이어폰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주변 배경음으로 틀어주는 것이 좋다. 피로 누적은 이명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에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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