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과 운동부족으로 당뇨병이 증가한다는 경고등이 여기저기서 켜지고 있다. '40세 이전 젊은 당뇨병, 심혈관질환이나 조기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배 높다', '입원 중 새로 진단된 당뇨병이 입원기간을 늘리고 사망률을 높인다' 등 최신 역학 연구결과도 쏟아진다.

장기간 당뇨병을 앓은 사람은 차갑고 건조한 겨울 환절기에 ‘당뇨병성 족부궤양’. 일명 ‘당뇨발’을 조심해야 한다. 당뇨발은 당뇨병 환자의 5~10%가 한번은 겪게 되는 질환이다. 당뇨발의 상위 개념인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평생 유병률이 60%에 이른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당뇨발은 당뇨병성 미세혈관 합병증의 하나인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하위 개념이자, 말초동맥 순환장애다. 신경병증의 개념으로 보면 신경섬유의 수초(전선의 피복)가 벗겨져 발이 저린 증상, 화끈거림, 때로는 무감각, 일반적으로 밤에 심해지는 통증을 일으킨다. 말초동맥 순환장애의 관점에서 보면 발과 다리 피부색이 창백해지고 근육이 위축돼 가늘어지며 털이 빠질 수 있다. 심각한 경우 발가락 끝 색깔이 검게 변하고 세포의 재생능력이 감소, 발 궤양이나 감염증이 잘 낫지 않는다.

치료 기간은 평균 6개월이다. 당뇨병으로 혈관과 신경이 손상되면 신체 부위 중 가장 말단인 발에 피가 흐르지 않고 신경이 둔감해진다. 최악의 경우에 이르면 전체 당뇨발 환자의 1~3%에서 발가락, 발목, 무릎 등을 절단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정형외과에서 비외상성 하지 절단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게 당뇨발이다. 절단 환자의 약 40%는 당뇨발 발생 후 1년 안에 절단수술을 받는다는 통계다. 더욱이 절단 환자의 10%는 발목 위까지 절단하게 되는데 이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0%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당뇨발 치료는 말 그대로 시간과의 싸움이다. 빨리 치료할수록 치료 확률이 높아지고 하지절단 등 심각한 후유증과 재발을 피할 수 있다.

우선 보존적, 예방적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매일 발을 청결히 관리하고 건조하거나 갈라지지 않게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은 기본이다.

과도하게 높은 혈당은 말초신경을 손상시키는 원흉으로 틈틈이 당화혈색소(HbA1c) 수치를 체크해보는 게 좋다. 당화혈색소는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농도를 반영하는 수치로 정상 기준은 4~6%다. 혈당강하제 복용, 인슐린 주사, 운동요법, 식이요법으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말초병성 신경병증에 듣는 약물이 있긴 하지만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환자별 편차가 큰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유리피판술’을 점점 많이 시행하는 추세다. 이는 건강한 혈관 및 신경조직을 말초혈관에 이어 손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혈관 상태에 따라 수술이 어렵거나 예후가 나쁜 사례도 많다는 게 단점이어서 의사와 충분한 상담 후에 선택해야 한다.

당뇨발 치료의 요점은 결국 고혈당으로 손상된 신경과 혈관을 되살리는 일이다. 필자는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요법’으로 말초혈관과 신경 주변을 전기로 자극해 혈액순환 및 신경회복을 유도한다.

모든 병든 세포는 염증이나 통증을 수반하며 세포내 음전하가 감소(방전)돼 있다. 엘큐어리젠은 기존 전기자극치료기인 경피적전기신경자극기(TENS)와 전기의 종류와 세포내 송전 방식이 다르다. 1500~3000V의 고전압이면서 전류의 세기가 약한 정전기 방식의 미세전류를 당뇨발에 흘려보내면 말초혈관과 말초신경을 자극해 세포가 재생 및 부활하도록 유도한다. 세포 사이의 절연체인 림프 슬러지를 녹여 이런 효과를 배가시킨다.

당뇨발은 신경 손상이 천천히 일어나 뒤늦게 아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언제든 자신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곧 겨울이다. 발을 항상 일정한 온도로 따스하게 유지하고 건조함으로 갈라지거나 병원균이 침투하지 않도록 양말, 신발, 보습제 등의 선택과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글 :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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