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대장 증후군부터 불안 상태까지…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나는 장음
꾸준한 스트레스 관리와 식습관 개선으로 소화기관 관리 필요

흔히 배가 고프면 ‘꼬르륵’ 소리가 난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배가 고프면 위장 운동이 더 활발히 일어나 장에 있는 공기가 움직이면서 소리가 난다. 뇌가 음식을 섭취한 준비가 됐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님에도 빈번하게 배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나는 ‘꾸르륵’ 소리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건강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장에서 나는 소리가 커지는 것을 ‘장음항진증’이라 한다. 일반적으로는 장의 움직임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거나 자극을 받아 발생하는데 증상에 따라 그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꼬르륵' 소리로 현재 내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꼬르륵' 소리로 현재 내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과도한 장음 증상형

장음이 비정상적으로 크고 잦게 발생하는 유형이다. 배에서 천둥이 치는 듯한 큰 장음이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들린다. 소리가 길게 이어지고 반복된다. 식사를 한 뒤 갑자기 소리가 커지거나 복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생활 습관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너무 빨리 먹는 경우,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 소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소화를 위해 장 활동이 증가하고 가스를 생성해 장음이 커질 수 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도 장음이 커지는 원인이다. 스트레스와 이를 해소하는 목적으로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면 장을 자극하게 된다. 복통과 배변 장애, 가스 등 증상으로 이어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장으로 신호가 전달된다. 장의 움직임을 자극해 민감한 상태로 만들어 장음이 더 커진다.

과도한 장음 증상을 가졌다면 스트레스 관리와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로 장 내 균형을 맞춰 자극을 줄여야 한다. 식사에 식이섬유를 포함해 소화를 돕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을 천천히 씹는 습관을 형성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낮춰야 한다.

◇가스 생성 과다형

위장에서 가스가 과도하게 생성되는 유형이다. 배가 부글거리는 증상으로 가스가 차오른다. 장에서 가스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장음이 계속해서 높아진다. 배가 단단해지면서 잦은 트림과 방귀를 유발한다.

가스가 쌓여 소리가 난다면 섭취한 음식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특정 음식이 장내 세균의 과도한 발효를 유발해 생길 수 있다. 또한, 유당불내증 환자의 경우 유제품 섭취 시 장내 활발한 발효로 가스가 증가한다. 소화를 돕기 위해 마시는 탄산음료도 오히려 가스를 생성할 수 있다.

배출되지 못한 가스가 쌓이면 장벽이 늘어나 배 안쪽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배가 부풀어 올라 옷이 배를 압박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장이 막히거나 꼬여서 경련성 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심해질 경우 응급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FODMAP 저감 식단은 체내 가스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FODMAP은 Fermentable (발효성), Oligosaccharides (올리고당), Disaccharides (이당류), Monosaccharides (단당류) And Polyols (폴리올)의 약자다. 모두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넘어가 가스를 생성, 복통과 복부팽만을 유발하는 탄수화물이다. FODMAP 저감 식단은 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는 식사 방식이다. 소화가 편한 식단으로 가스의 축적을 줄여 장기적인 생활의 질 향샹에도 도움이 된다.

◇장음 변화형

장음 변화형은 장음이 특정 상황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빈도와 강도가 불규칙하게 달라지는 증상이다. 조용할 때는 거의 들리지 않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커지면서 소리가 난다. 소리의 강도 역시 일정하지 않다. 미약하게 발생하거나 복통을 동반하기도 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불규칙한 장음은 장기능 이상과 관련 있다. 장폐쇄가 있는 경우 음식물이나 가스가 장을 통과하지 못하고 장 내부에 쌓이게 된다. 이로 인해 장 움직임의 변화가 크게 일어난다. 장음이 일시적으로 커졌다가 줄어드는 원인이 된다.

염증성 장 질환도 불규칙한 장음을 발생시킨다. 장에 염증이 생기면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채 발효돼 가스가 과도하게 생성된다. 염증이 심해질수록 장운동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되고, 완화될 때는 활동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로 인해 장음이 일시적으로 크게 들리거나 간헐적으로 들릴 수 있다.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장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소화음과 배출음이 동시에 나타 장음이 증가하기도 한다.

저섬유질 식단으로 위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잘 익힌 부드러운 채소와 육류, 잘게 다진 음식은 장의 부담을 줄여 소화를 원활히 한다. 항염증제 같은 약물 섭취를 통해 염증을 줄이고 장의 정상적인 운동 회복을 위해 꾸준한 관리 역시 필요하다.

◇긴장성 장음 변화형

긴장성 장음 변화형은 스트레스나 불안 등 심리적 긴장 상태가 장운동을 과도하게 자극해 장음이 빈번해지는 상태다. 자율신경계와 장, 뇌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긴장한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높아져 장음이 커질 수 있다.

정신적 불안을 느끼면 스트레스와 마찬가지로 뇌가 장으로 신호를 보내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된다. 장운동이 과해지면서 장음이 더 크게 들리게 된다. 불안 증상이 축적되면 장의 기능도 악화될 수 있다. 소화불량, 변비 같은 소화기 증상으로 이어져 만성질환 발병 위험성이 높다.

긴장 상태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습관적으로 공기를 삼키는 ‘공기 삼킴증’(Aerophagia)을 유발할 수 있다. 장 내 공기가 지속적으로 들어가면 가스가 차 복부팽만 증상이 발생한다. 복통을 유발하고 가스의 이동으로 장음이 증가할 수 있다.

심리적 문제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명상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식사와 꾸준한 습관 형성도 불안 완화에 효과가 있다. 전문 치료 기관에 방문해 심리치료를 받거나 심할 경우 약물 섭취를 하는 방법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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