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훈련 중 추락한 드론이 경찰관 얼굴로 떨어져 우측 관자놀이 부분에 심한 외상을 입고 내원하여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10㎝가량 찢긴 심부열상(크게 찢어진 상처)으로 상처가 매우 깊었다. 또한 농약살포를 하던 드론이 인근 농부의 머리로 떨어져 얼굴에 열상과 얼굴뼈 골절까지 당해 이송되어 오는 사례도 있었다.

최근 4차 산업의 핵심기술로 드론이 급부상하고 상용화되면서 추락사고에 대한 위험성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21년 9월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드론 사고 보고 건수는 2015년 1건, 2017년 4건, 2018년 3건, 2019년 3건 이었지만 드론 조종자격증 취득자가 2015년 897명에서 2021년 12만6103명으로 140배 이상 증가한 점, 이들 10명 중 4명은 드론 사고를 경험했을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점은 잠재적으로 드론으로 인한 외상사고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지선 서울연세병원 성형외과 원장
최지선 서울연세병원 성형외과 원장
드론은 비행체다. 저공 비행을 한다고 해도 프로펠러 단 중량을 가진 물체가 낙하해서 인체와 부딪친다는 것은 교통사고를 방불케 하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얼굴이나 머리부위에 부딪치게 된다면 심한 심부열상, 골절 등은 물론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얼굴 부상, 특히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열상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라 해도 빠른 시간 내에 봉합수술을 하지 않으면 얼굴흉터 등 평생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24시간 내에 열상 수술이 가능한 의료진을 찾아 봉합수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의외로 얼굴 상처 봉합을 하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많지 않아서 평생 흉터의 흔적을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흉터가 생기고 향후에 흉터 제거 수술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이다. 열상이 생겼을 때 첫 번째 봉합수술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얼굴부위에 열상 등의 상처가 난 경우 분리된 표피, 진피, 피하지방, 근육, 골막 등의 여러 층을 정확하게 경계를 맞추어 정리한 후 봉합해야 하는 고난이도 미세봉합수술이 필요하다. 얼굴 부위는 다른 신체 기관에 비해 피부와 피하지방층이 얇기 때문에 근육층이 노출되어 손상될 우려가 높다. 세밀하게 봉합하지 않고 겉만 봉합하거나 다른 층끼리 봉합된다면 피부 유착이나 함몰 등과 같은 깊은 흉터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술 성공률은 신속한 병원이송, 완벽한 처치 및 의사의 수술 경험과 숙련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수술 후 상처가 잘 아무는지 확인하고 제때에 실밥을 제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흉터 연고, 주사 요법 등 사후관리도 잘해야 한다.

사고는 때와 장소를 가지지 않고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야외 활동이 많은 봄, 가을에는 외상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드론과 같은 장비는 최근 우리의 생활에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고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고 있지만 이에 따라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평일 뿐만 아니라 야간이나 휴일에 다쳤을 때 성형외과 전문의로부터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어디 있는지 숙지하고, 미세봉합수술이 가능한지 미리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겠다.

(글 : 최지선 서울연세병원 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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