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이 지난 17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개 국공립의대 소속 12개 의료기관의 평균 당기순손실은 278억2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2억6000만원 증가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전경 (연합뉴스 제공)
서울대학교병원 전경 (연합뉴스 제공)

서울대병원의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627억9000만원으로 국공립대 부설 의료기관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작년 상반기 308억3000만원의 수익을 냈지만, 올해는 418억8000만원의 적자로 돌아서며 순손실 증가폭이 727억1000만원에 달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작년 상반기 749억원의 수익에서 올해 216억원의 적자를 기록, 순손실이 965억원 증가했다. 서울성모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도 각각 130억9000만원, 160억3000만원의 적자를 봤다.

이로 인해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 병원 중 4곳(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2135억1000만원에 달했다. 빅5 병원 중 나머지 한 곳인 삼성서울병원의 재무 자료는 제공되지 않았다.

2023∼2024년 상반기 국공립대 부설 의료기관 당기순손실 비교 (연합뉴스 제공)
2023∼2024년 상반기 국공립대 부설 의료기관 당기순손실 비교 (연합뉴스 제공)

사립대 부설 병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사립대 병원 63곳 중 24곳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병원은 17곳이었다. 이들 병원은 작년 상반기 69억8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33억7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순손실이 평균 103억5000만원 증가했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은 작년 상반기 737억1000만원의 수익에서 올해는 160억3000만원의 적자로 돌아서며, 순손실 증가폭이 897억4000만원로 가장 컸다.

한지아 의원은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이 대학병원들의 경영 악화를 심화시켰다"며 "병원들이 경영 정상화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인건비 등 결손 보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인세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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