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통사 쥴릭파마코리아는 지난 15일 위고비의 주문 접수를 시작했으나, 병원에서도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제품 공급가는 한 펜(4주 분량) 당 37만2천25원으로 책정됐지만 병원에서의 실제 판매가는 70만 원에서 100만원 사이로 예상된다.

위고비는 주 1회 투여로 68주 동안 평균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뛰어난 효과 때문에 위고비는 체중 감량을 원하는 많은 환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 0.25, 0.5, 1.0, 1.7, 2.4mg(세마글루티드)’ 제품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공)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 0.25, 0.5, 1.0, 1.7, 2.4mg(세마글루티드)’ 제품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공)


위고비는 의사 처방과 약사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다이어트 용도가 아닌 비만 환자 치료에 처방되어야 한다.

앞서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BMI 27kg/m2 이상 30kg/m2 미만이면서 고혈압, 당뇨 등 1개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 등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를 치료하는 적응증으로 허가받았다.

그러나 일부 병원에서는 처방 기준을 완화해 체중 관련 질환이 없는 환자들에게도 위고비를 처방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식약처 기준에 적합한 환자에게만 처방되어야 하지만 상업적 이익을 위해 기준을 완화하는 병원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의약품 오남용의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걱정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 0.25, 0.5, 1.0, 1.7, 2.4mg(세마글루티드)’ 제품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공)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 0.25, 0.5, 1.0, 1.7, 2.4mg(세마글루티드)’ 제품 (한국 노보 노디스크 제공)

위고비는 효과가 탁월한 만큼 부작용도 상당하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설사, 구토, 변비, 근육 손실 등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체중 감량률이 높을수록 근육 손실이 증가해 요요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갑상선암이나 췌장염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위고비 사용이 금지된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위고비에 대한 높은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환자들이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위고비를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의 불법 유통과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집중 단속에 나선다.

식약처는 온라인 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이를 불법으로 판매·광고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할 예정이라고 지난 15일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온라인·SNS 등에서 비만치료제를 구매한 소비자가 겪을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위고비의 출시 시점에 맞춰 한 달간 온라인·SNS 등에서 개인이 해당 비만치료제를 판매 알선·광고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식약처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과 위고비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상사례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안전성 조치를 추진하기 위한 신속 모니터링 대응반을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도 협의해 위고비의 개별 의료기관별 공급량과 증감 추이를 확인·분석한 후, 다빈도 처방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과대광고 여부 등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 의료 관계자는 “위고비는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유용한 치료제지만, 올바른 처방과 사용이 필수적이다"라며 "무분별한 사용은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