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중, 장년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척추관협착증이다. 고령화에 따라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82만2204명으로, 2020년에 비해 9.8%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퇴행성 질환이다. 척추관의 노화로 인해 척추관을 이루는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고 내부를 지나가는 신경이 압박 받으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서거나 걸을 때 엉덩이와 다리에 시리고 저린 느낌이 들며 걸음을 멈추고 앉으면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이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겨 병원 방문을 미루곤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발병률이 높은데, 이는 폐경기 이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척추 주변 조직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2023년 기준으로 여성 환자는 전체 환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이 중 97.8%가 50대 이상의 여성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걷는 거리도 점점 짧아져 몇 발자국만 걸어도 쉬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척추관협착증을 방치하면 하지 근력이 약해지고 다리 감각이 떨어지면서 걷기가 힘들어지며 낙상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 여성은 뼈가 약해져 낙상 시 부상을 당하기 쉬운 위험이 있다. 따라서 허리가 자주 아프고 걸을 때 다리가 당기고 저린 느낌이 든다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자세 교정, 운동 요법, 약물 치료, 물리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수술은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나 보행 제한이 계속될 경우에 고려되며 대부분의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초기에 비수술치료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다.
올바른 생활 습관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척추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하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나르거나 허리를 과도하게 움직이는 습관은 척추에 부담을 주므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하루 40~50분씩 주 3회 이상의 걷기 운동은 척추와 허리 강화에 도움이 된다. 주사치료, 도수치료 등 비수술치료를 꾸준히 하면서 일상 생활 속에서 노력을 기울이면 수술 없이도 허리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글 : 시흥 365탁정형외과 탁대현 원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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