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이틀전 끓인 김치찌개를 먹고 배탈이 나 병원을 찾았다. A씨는 “먹기 전 충분히 끓인 음식이라 괜찮을 줄 알았다”고 말했지만, 검사 결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이하 퍼프린젠스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가을철에는 끓인 음식도 식중독의 위험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1일 충분히 끓여 조리한 음식이라도 실온에 오래 보관하면 퍼프린젠스균에 의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어 조리 음식 보관방법 등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퍼프린젠스균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43~47℃에서 잘 자라는 혐기성 세균이다. 주로 토양, 하천, 사람과 동물의 장과 분변, 그리고 식품에서 발견된다. 퍼프린젠스균은 아포라는 특별한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에 가열된 음식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아포는 세균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생겨나며, 휴면 상태로 있다가 환경이 적합해지면 다시 활성화되어 독소를 만들어낸다.
식약처가 가을철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어 조리 음식 보관방법 등을 준수해야한다고 밝혔다. 위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식약처가 가을철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어 조리 음식 보관방법 등을 준수해야한다고 밝혔다. 위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퍼프린젠스균은 고기와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한 음식에서 빠르게 번식한다. 대량으로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할 경우 퍼프린젠스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퍼프린젠스 식중독은 총 62건 발생했으며 그중 21건이 가을철에 발생해 가장 많았다. 봄(16건), 겨울(15건), 여름(10건)에도 발생했지만, 가을철 식중독 발생이 두드러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중독 발생 장소는 음식점이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집단급식소와 야외 행사 장소에서도 많이 발생했다. 주로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조리식품을 대량으로 조리한 후 실온에 방치할 때 식중독이 발생했다. 지난해 가을 야외 행사에서 대량으로 조리된 고추장 돼지불고기 도시락이 식중독을 일으켜 259명이 피해를 입은 사례도 있다. 당시 보관 온도 관리가 미흡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대량으로 조리한 음식은 즉시 섭취하거나 여러 용기에 나누어 냉장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리 후 2시간 내에 섭취하고, 보관된 음식을 다시 섭취할 때는 75℃ 이상으로 재가열하는 것이 안전하다. 야외활동 시 김밥, 샌드위치 등은 아이스박스를 사용해 10℃ 이하로 보관해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가정에서도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칼, 도마 등 조리도구는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육류, 생선, 채소·과일 등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하는 등 식중독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약처는 가을철 식중독 예방관리 강화를 위해 프랜차이즈 음식점 식품안전 관리자를 대상으로 특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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