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기분이 좋다, 기분이 나쁘다’고 말한다. 그 기분에는 즐겁고 유쾌한 기분, 우울하고 슬픈 기분, 짜증스럽거나 불쾌한 기분 등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우울감을 자주 느낀다면 우울증일까? 꼭 그렇지 않다. 우울증은 단순히 우울한 기분이 드는 것과는 다르다. 다만 일상에서 우울증인지 아닌지 구분하기는 꽤 어려운 편이다. 만약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하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우울증은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에서 제때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울하고 슬픈 감정이 들면 우울증일까?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정신 질환 우울증, 지속적인 우울감과 다양한 신체 변화 동반해/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우울하고 슬픈 감정이 들면 우울증일까? 현대인들의 대표적인 정신 질환 우울증, 지속적인 우울감과 다양한 신체 변화 동반해/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 국내 우울증 진료 환자, 지속적 증가 추세... 관심 높아져

국내 우울증 진료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그 인원 수가 2018년 75만3011명에서 2022년 100만32명으로 32.8% 늘었다.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발표 자료에서는 2022년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24.1명으로, OECD 평균 자살률 11.1명의 2배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WHO(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우울증은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 중 4번째로 많은 원인이고, 일반 인구의 10~15%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

이에 따라 우울증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이다. 그런데 우울증을 개인적인 나약함 때문으로 치부하거나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방치하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병을 점점 키우는 경우도 상당하다. 우울증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면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고 정상적인 생활로의 회복이 가능하다.

◇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 명확한 원인 규명은 아직

우울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생화학적, 유전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 등이 발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먼저 생화학적 요인은 뇌 안에 있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이상, 생체리듬 변화 등과 관련이 있다. 유전질환은 아니지만 우울증이 있는 부모나 형제, 친척이 있다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한 명이 우울증이면 다른 한 명도 일생 동안 우울증이 걸릴 확률이 70%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존감이 낮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비관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우울증을 경험할 확률이 더 높다. 살아가면서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 심각한 경제적 타격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등이다.

◇ 우울증의 진단 방법과 검사 방법

먼저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고, 현재 상태가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한 후 진단한다. 이 과정에서 심리검사를 통해 다른 정신질환의 공존 여부나 지능 등의 정보를 보충할 수도 있다. 또한 다른 신체질환에 의한 이차적인 우울증을 감별하기 위해 혈액학적 검사, 뇌파 및 MRI 등 뇌영상학적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 편람에 따른 우울증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하루 중 대부분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②하루 중 대부분과 일상 대부분의 일에서 흥미나 즐거움이 저하됨 ③체중 감소 또는 증가(1개월 동안 5% 이상 체중 변화), 거의 매일 나타나는 식욕 감소나 증가 ④불면 또는 과다 수면 ⑤정신운동 초조나 지연 ⑥피로나 활력의 상실 ⑦무가치감 또는 부적절한 죄책감 ⑧사고력이나 집중력의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 ⑨반복적인 자살에 대한 생각 등이다.

위의 항목들 중에서 5개 이상(①, ②번 중에 하나 이상 포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이러한 증상이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저해하면 우울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 우울증, 약물치료와 스트레스 대처 능력 향상 중요

우울증은 약물치료와 함께 정신치료적 접근을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에 사용하는 항우울제는 주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신경전달물질 체계에 작용하며 약물 투여 후 최소 4~6주 정도 복용해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증상이 좋아진 후 재발 방지를 위한 유지요법도 최소 6개월 권장된다.

정신치료적 접근은 우울증을 유발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현재의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이다. 이는 우울증 치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정신건강도 향상되어 치료 전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되기도 한다. 그외 치료에는 전자기코일을 통해 국소적으로 자기장을 형성해 대뇌 특정 부위 뇌세포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경두개 자기자극술’이 있다. 심한 우울증에는 뇌에 전류를 의도적으로 흘려서 수십 초 가량의 자극을 유발시키고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일어나게 하는 ‘전기자극요법’도 사용해 볼 수 있다.

센텀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준호 과장 / 사진출처=센텀종합병원
센텀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준호 과장 / 사진출처=센텀종합병원
센텀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준호 과장은 “우울증을 개인적인 나약함 때문으로 치부하거나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방치하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병을 점점 키우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면 얼마든지 호전될 수 있고 정상적인 생활로의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Tip.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생활 방식]

①친구·가족 등과 취미생활이나 즐거운 일들을 함께하기
②매일 30분 이상 숨이 약간 차는 정도의 걷기 운동
③술과 커피, 담배를 줄이기
④건강한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과식, 패스트푸드 및 인스턴트식품를 줄이고 식이섬유 섭취 늘리기)
⑤건강한 수면습관 유지(잠자기 전 PC나 스마트폰 사용 피하고, 하루 7시간 수면 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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