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는 면역 체계가 자신의 세포와 조직을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면역 시스템이 정상적인 단백질을 감염원처럼 인식함에 따라 염증과 조직 손상이 발생하며, 자가항체가 생성돼 신체를 지속적으로 공격한다. 이 질환은 피부, 관절, 신장, 심장 등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치며, 주로 얼굴에 나비 모양 발진, 관절통, 피로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루푸스는 특히 예측할 수 없는 질병으로, 증상이 악화되는 '플레어'와 잠잠해지는 시기가 반복되며, 특히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루푸스 환자는 약 2만6천556명이며, 이 중 86%가 여성이다. 에스트로겐과 같은 여성 호르몬이 면역 반응을 촉진해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여성의 발병 확률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루푸스는 주로 20~40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아직 완치법이 없기에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루푸스 환자 모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루푸스 환자 모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루푸스 치료제 중 대표적인 약물로는 벤리스타(성분명 벨리무맙)가 있다. 벤리스타는 B세포 활성화 인자(BAFF)를 억제해 자가항체 생성을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다. 2011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이 약물은 전신홍반루푸스 또는 루푸스신장염 치료에 사용된다. 최근 피하 주사형 벤리스타가 주목받고 있는데, 이는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자가 투여할 수 있어 치료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2023년 국내에서도 피하 제형 벤리스타의 임상시험이 승인되었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도 루푸스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만의 젠온라인에 따르면 바이오젠과 유씨비가 개발한 다피롤리주맙 페골이 3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이 약물은 면역 체계의 B세포를 억제해 루푸스 증상을 완화하며,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함께 사용했을 때 질병 활동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미국 UC 데이비스 헬스는 CAR T-세포 치료법을 루푸스 치료에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치료법은 유전적으로 변형된 T-세포를 사용해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하는 B-세포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루푸스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루푸스 치료에 대한 연구와 임상시험이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됨에 따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이 더 많이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벤리스타와 같은 피하 제형 치료제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여 일상에서의 편리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루푸스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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