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 구조물이 서서히 퇴행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척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60세 이상 환자 수는 약 151만 명에 달한다. 이는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지고 척추 후관절과 인대가 두꺼워진다. 이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서 여러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이 있으며 특히 조금만 걸으면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심해져 앉아서 쉬어야 하는 보행 불편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신경 압박으로 인한 신경 손상이 심해져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통증과 하지방사통이라는 증상이 유사한 탓에 척추관협착증과 디스크탈출증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두 질환 모두 척추뼈 내부를 통과하는 신경이 눌려 증상이 발생하지만 디스크탈출증은 주로 돌출된 디스크에 의해 신경이 압박되는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두꺼워진 인대와 관절뼈 등으로 인해 신경이 여러 방향에서 눌린다.

성남 성모윌병원 신경외과 진성엽 원장
성남 성모윌병원 신경외과 진성엽 원장
디스크탈출증의 경우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것이 힘들고 극심한 다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편 채로 들어 올릴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구부리면 상대적으로 통증이 완화된다. 물론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별하기 쉽지 않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척추관협착증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에는 약물치료, 주사 치료, 신경차단술, 풍선확장술 등이 있다. 이 중 신경차단술과 풍선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신경차단술은 스테로이드나 국소마취제, 유착분리제, 유착방지제 등 약물을 혼합하여 통증이 발생한 신경 주변에 투여함으로써 통증을 개선하고 유착을 예방하는 치료법이다. 풍선확장술은 카테터를 삽입해 풍선을 부풀려 협착된 부위를 확장하고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이다.

만일 협착이 심해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있거나 비수술치료의 효과가 크지 않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세간에는 "척추는 절대 수술하면 안 된다"는 오해가 퍼져 있지만, 수술이 필요한데도 무작정 피하다 병을 키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척추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발달해 최소침습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척추내시경 수술은 고배율 내시경으로 병변을 정확히 확인하면서 두꺼워진 인대와 뼈 일부를 제거해 좁아진 신경 통로를 넓히는 방식이다. 기존 수술에 비하면 환자의 부담이 적고 회복도 빨라 고령의 환자들도 비교적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비수술치료부터 수술까지 다양한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불편을 빠르게 해소하기 바란다.

(글 : 성남 성모윌병원 신경외과 진성엽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