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기에 70대인 박 씨는 건강검진에서 중등도의 경동맥 협착을 발견했지만, 조기에 진단되어 약물치료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를 통해 잠재적인 뇌경색의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이처럼 경동맥 협착증은 초기 증상이 미미하거나 일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하면 허혈성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혈액을 전달하는 중요한 혈관인데, 이 혈관이 좁아지면 혈전이 발생하거나 심하면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허혈성 뇌졸중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에게서 많이 발견되며, 이 질환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쉽게 놓치기 쉽다.
경동맥 협착증의 주요 원인은 동맥경화다.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플라크가 형성되면서 혈관이 좁아지게 되는데, 이 플라크가 혈관을 막거나 떨어져 나간 혈전이 혈관을 타고 이동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흡연 등이 경동맥 협착증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주요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경동맥 협착증은 협착이 경미한 초기에는 증상이 없을 수 있고, 영구적인 손상을 남기는 뇌경색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신체 마비나 언어 장애, 시력 손실이 나타났다가 호전되는 '일과성 허혈발작(TIA)'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경고 신호로 즉각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경동맥 협착증의 진단은 주로 초음파 검사, CT, MRI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치료는 약물치료, 스텐트 삽입술, 경동맥 내막절제술 등의 방법이 있다. 협착부위의 상태와 환자의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미한 경동맥 협착증은 약물치료로 협착부위의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며 경과를 지켜볼 수 있지만, 중증일 경우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거나, 수술을 통해 혈관 내의 플라크를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
경동맥 협착증을 예방하려면 금연,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또한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경동맥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동맥 협착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 요인이 있거나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 부산 좋은강안병원 허채욱 과장(신경외과 전문의))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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