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어깨는 관절의 가동 범위가 넓어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관절이다. 그렇다 보니 어깨 통증이나 퇴행성 변화가 비교적 쉽게 나타나는데, 간혹 팔이 빠진 것처럼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이렇게 심한 어깨 통증이 나타난다면, 대표적인 어깨 관절 중 하나인 ‘석회성 건염’을 의심할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은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힘줄(회전근개)에 석회(칼슘이 돌처럼 침착된 것)가 쌓여, 어깨를 누르거나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일컫는다. 초기에는 무증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석회가 녹아서 흡수하는 과정에서 매우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에 석회성 건염을 화학적 종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통증이 심할 때는 팔이 빠지거나 부러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여,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김포 연세더바른병원 김종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김포 연세더바른병원 김종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어깨를 움직일 때 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이로 인해 어깨 움직임에 제한을 받기도 한다. 어깨 관절 운동 대부분에서 제한을 보이는데, 특히 팔을 앞으로 올리거나 옆으로 올리는 동작이 힘들어진다. 이 외에도 어깨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는 야간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이 반복되기도 한다.

석회성 건염으로 인한 증상은 다른 어깨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대부분 사람은 어깨 통증이 나타나면 오십견으로 치부해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석회성 건염은 방치 시 오십견을 비롯한 이차적인 질환이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어깨에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증상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교적 흔한 어깨 질환이지만, 석회성 건염을 일으키는 특정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퇴행성 변화가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퇴행성 변화로 인해 어깨 부위에 국소적인 압박이 가해지거나,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서 어깨 부위에 칼슘 성분의 석회가 침착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밖에 스포츠 활동,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인한 힘줄 손상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사무직이나 주부, 잘못된 자세 및 생활 습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석회성 건염은 회전근개에 쌓인 석회는 자연스럽게 체내에 흡수되나, 그 기간이 사람마다 다르다. 또한, 흡수기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만큼, 시기에 알맞은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체외충격파 치료, 약물치료, 물리 치료 등의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며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꾸준한 보존적/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어깨 관절 내시경을 활용한 힘줄 내 석회 제거술을 진행할 수 있다.

석회성 건염은 주부나 가벼운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40~60대에 호발하며 여성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석회성 건염 진료 인원은 14만 8,795명으로 2019년 대비 40.79%가량 증가했으며, 2023년 기준 50대(32%)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질환이라도 통증 양상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증상을 방치하면 이차적인 질환을 동반할 수 있는 만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건강한 어깨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침착된 석회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치료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체계적인 어깨 재활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평소 과도한 어깨 사용을 지양하고 꾸준한 어깨 스트레칭 등을 해주는 것이 좋다.

(글 : 김포 연세더바른병원 김종진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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